건강정보
[질병 부르는 폭염 ②] 더위로 잠 못 이룬 노년층, 관절통 심해진다
라이프| 2018-07-29 09:31
-야간통 심한 관절통 환자, 잠 못 이루면 일상 ‘지장’
-한밤 ‘치맥’ 자주 먹는 젊은층, 역류성 식도염 조심
-패스트푸드ㆍ육류 위주 식습관, 크론병 유발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생활 습관에서 기인하는 만성 질환은 한번 걸리면 완치가 불가능해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야 한다. 하지만 만성 질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문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연보’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만성 질환 진료 인원은 총 1679만명의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33.1%)이나 됐다.

문제는 폭염이 만성 질환을 불러 일으키거가, 기존 만성 질환자의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만성 질환은 평상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다가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평소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여러 만성 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특히 관절통이 심한 노년층은 밤에 증세가 심해지는 데다 더위로 잠까지 못 이루면 일상에 지장을 받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노년의 관절통 환자는 일상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고혈압, 당뇨 등 다른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면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제공=힘찬병원]

관절통 심한 노년층, 더위로 일상에 지장 받을 수도=밤낮 없이 이어지는 폭염으로 참기 힘든 요즘이다. 이런 날씨 특히 고혈압 환자는 여유로운 마음가짐과 생활 태도를 가져야 한다. 고혈압은 동맥 혈관벽에 대항한 혈액 압력이 가족력, 흡연 여부, 고지혈증, 당뇨병, 노화 현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높아진 것을 말한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

고혈압은 약물로 조절하지 않으면 높은 혈압에 의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여름철 열대야로 인한 수면 부족, 잦은 냉방기기 사용은 고혈압 환자의 혈압 변동을 유발할 수 있다. 혈압 변동 폭이 크면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져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기온이 높으면 혈액 점도가 더 끈끈해져 혈액 순환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장시간 고온의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관절통도 지속적으로 통증이 있어 만성 질환의 범주로 볼 수 있다. 특히 관절 질환자는 날씨에 유난히 민감해 더위에도 괴로움을 느낀다. 밤에 심해지는 관절통에 더위까지 겹쳐 잠을 이루지 못하게 되면 다음날 일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 중 당뇨, 고혈압 등 다른 만성 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는 환자가 많다.

관절염 환자는 일상 활동의 제한, 통증 등 신체적 고통에 시달려 다른 만성 질환을 개선하는 생활 관리에 더 큰 어려움이 따를 수 있다. 목동힘찬병원의 이정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염을 제때 치료하지 못하거나 오래 방치하면 만성 질환 상호 간 증세를 악화시키기 쉽다”며 “덥다고 운동을 피하면 근육이 약해지는 등 상태가 악화되기 쉬우므로 걷기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해야 관절통을 줄이고 다른 만성 질환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더위 쫓는 아이스 커피 등 역류성 식도염 일으킬 수도=젊은 층은 만성 질환에 있어 안전지대는 아니다. 최근 들어 잘못된 식습관으로 인한 염증성 질환을 앓는 젊은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병인 역류성 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에서 음식물이 식도로 올라오는 것을 막아 주는 괄약근에 문제가 생겨 식도의 점막에 손상이 일어나고 염증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무더운 여름, 원기 보충을 위해 기름진 음식을 자주 섭취하거나 갈증 해소를 위해 아이스 커피나 탄산음료를 자주 마시는 젊은 층이 많다. 하지만 이는 괄약근의 압력을 줄여 위의 내용물이 역류하는 원인이 된다. 역류성 식도염은 기본적으로 가슴 쓰림과 역류 증상이 나타나며, 만성 기침, 천식, 후두염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여름철 원기 보충을 위해 자주 과식을 하거나 더위로 잠 못 이루는 밤에 ‘치맥(치킨+맥주)’ 같은 야식을 먹는 것은 금물이다.

강북힘찬병원의 하근우 원장(내과 전문의)은 “역류 과정이 반복되면 식도의 점막에 손상이 일어나고, 염증이 나타나 통증, 출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역류성 식도염이 심하다면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약물을 끊지 말고 지속적으로 복용해야 출혈, 식도 협착 등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만성 염증성 장 질환인 크론병도 젊은 층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전체 크론병 환자의 70%가 40세 미만으로 보고되고 있다. 크론병의 발병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음식에 영향을 많이 받는 장내 세균총의 변화가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어 식습관 변화와 연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크론병은 서양인에게 빈도 높은 질병인데, 우리나라에서도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의학계에서는 보고다. 실제 패스트푸드ㆍ정크푸드의 섭취가 크론병과 인과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외국에서도 발표됐다. 이에 대해 하 원장은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이고 육류 위주 식사보다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을 골고루 섭취하는 균형 잡힌 식습관을 유지해야 하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삼가야 크론병을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ken@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