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헤보니]대형사고 미연에 방지…고전압 대전류 표준 만든다
뉴스종합| 2018-07-28 08:08
200kV 직류 고전압, 10kA 직류 대전류, 200kV 교류 고전압, 60kA 교류 대전류 표준을 연구하는 스마트그리드동 내부 전경.[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 표준硏 전자기표준센터를 가다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편집자주] ‘헤보니’는 ‘헤럴드경제신문 산업섹션 기자들이 해보니’의 준말입니다. 기자들이 각 분야와 제품 등을 직접 체험해본 뒤 객관적으로 기사를 만듭니다. 해보니, 타보니, 써보니, 가보니, 만나보니 등 소재는 무궁무진합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이런 걸 해봐달라’는 요청에도 귀 기울이겠습니다.

200kV가 대체 얼마나 높은 전압일까? 상상만으로는 체감할 수 없었다.

이토록 엄청나게 높은 전압과 큰 전류를 어떻게 연구하고 있을까 궁금해 하며 찾은 전자기표준센터. 건물 면적 600㎡, 높이 6m의 웅장한 위용을 자랑한다.

다른 실험실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전자기표준센터 연구팀은 바로 이곳에서 200kV 직류 고전압 표준, 10kA 직류 대전류 표준, 200 kV 교류 고전압 표준, 60kA 교류 대전류 표준을 연구하고 있다. 높은 전압을 다루기에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연구실. 때문에 많은 절차와 까다로운 품질 관리가 필요하다.

건물에 들어서자마자 높은 개방감에 시야가 확 트였다. 보이는 모든 것이 큼직하고 벽도 왠지 더 단단하게 느껴진다. 이 모든 것이 안전을 위한 장치이며 표준을 좀더 잘 연구하기 위한 설계라고 한다.

높은 전압을 써야 하니 벽과 사람 거리도 좀 떨어져 있어야 하고 전기가 다른 곳으로 새면 안되기때문에 접지도 필요하다. 장비들도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야 할 정도로 무거운 것들이 많아 바닥도 더 단단해야 한다. 온도 23℃, 습도 50%를 항상 유지해야만 정확한 측정값을 얻을 수 있어 창문은 작게 벽은 두껍게 설계됐다고 한다. 

고전압 대전류를 다루는만큼 연구팀은 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절차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쓴다.[제공=한국표준과학연구원]


강노원 전자기표준센터 센터장은 “고전압 대전류를 다루는 팀이니만큼 재해를 막기 위한 안전절차에 가장 많이 신경쓴다”면서 “연구가 끝난 후에도 반드시 전기회로 또는 전기 장비의 한 부분을 도체를 이용해 땅에 연결하는 접지를 통해 전류를 땅으로 흘려보내고 확인한 후 연구실을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다루는 전압과 전류는 어떤 정도의 전력일까?

우리가 쓰는 전력은 대부분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후 변전소를 거쳐 가정으로 들어온다.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압은 70만V로 변전소를 거치면서 지역으로 분산되고 낮은 전압으로 나눠져 각 가정에 제공된다. 연구팀에서는 현재 200kV 직류 고전압 표준, 10kA 직류 대전류 표준, 200kV 교류 고전압 표준, 60kA 교류 대전류 표준을 연구하고 있다. 이렇게 큰 전압이 표준 없이 흐른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

강 센터장은 “모든 전기제품에는 전압과 전류가 정해져 있고 정해진 대로 안정적이고 적정한 전력이 흘러야 기기가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면서 “만약 전류가 흔들리게 되면 손상을 입어 기기가 빨리 노화되고 결국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고전압대전류팀에서는 변전소에서 전력을 끊었다 놓았다 하는 스위치부터 장비까지 모든 것을 교정한다.

100대 1, 1000대 1, 1만대 1로 전력을 낮추는 것도 적정한 전압 전류로 생산되고 있는지를 교정한다. 전력은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표준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연구팀은 국내 변전소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 효성 등 고전압 케이블, 변압기, 스위치, 전기기설 등을 만들어 수출하는 국내 전기기업에도 자주 간다고 한다. 사실 온습도의 변동이 없고 센터로 장비들을 가져와 측정해야 더 정확한 값을 얻을 수 있겠지만, 크레인으로도 옮기기 어렵고 땅에 묻혀있는 장비를 빼내 움직이기도 어렵기 때문에 이동식 표준기를 싣고 정밀 교정을 간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크기가 큰 전압과 전류는 물리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다.

1V나 10V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을 수 있는데, 크기가 커지면 어느 정도 전압을 쏘느냐에 따라 장비의 값이 많이 달라진다. 고전압 대전류일수록 환경에도 민감하다. 전압이 크다는 것은 에너지가 많다는 것인데, 공기 중에 습도가 높아지면 방전이 생기기도 한다. 고전압 대전류 장비에는 뾰족한 것이 없고 대부분 원형으로 되어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강 센터장은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량의 최정점 표준을 개발해 보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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