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츠다를 살린 하야시 공사의 ‘한마디’
엔터테인먼트| 2018-08-02 11:29
미스터 션샤인’서 광기 연기
“진실보다 쓸모 있는 미친 자”
동상표석 거꾸로 세워 치욕상기


tvN 토일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일본군 츠다 하사를 연기한 이정현<사진>이 비로소 떴다.

빡빡머리 비주얼만으로 완벽한 일본군 느낌을 주는 이정현은 지난 28일 방송에서 보여준 광기 연기가 큰 존재감을 발휘하게 했다.

여기서 상부 허락 없이 미공사관으로 쳐들어갔던 츠다 하사의 목을 베지 않고 한번 더 기회를 주는 하야시 곤스케(林權助) 공사는 실제 역사상으로 존재한 인물이다.

극중 하야시 공사(정인겸 분)는 츠다 하사(이정현 분)와 야마다 하사(최강제 분)를 문책하면서, 의외의 판결을 내렸다. 실제 일어났던 그대로 말하며 책임을 츠다에게 미루려는 야마다와는 달리 츠다는 “변명의 여지가 없습니다. 대일본제국의 황군으로서 천황폐하를 욕되게 했으니 죽음으로서 사죄 하겠습니다”라며 할복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하야시 공사는 츠다가 아닌 야마다를 일본도(刀)로 베어 죽이며 “진실보다 쓸모 있는 미친 자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츠다에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었다.

이 말은 일제의 한반도 침략 야욕과 그 실행 방법을 한마디로 압축한 것이다. 이 때 츠다는 야마다의 죽음 앞에서 슬퍼하기는커녕 깊숙이 숨겨 놓은 봉급을 챙기고 죽은 동료를 깔고 앉을 만큼, 인정사정 없는 잔인함으로 소름끼치는 면모를 보였다.

이들의 상관인 하야시 공사는 1899년부터 7년간 주한공사를 지낸 일본외교관이다. 러일전쟁 중에 한국 정부에 한일 의정서 조인에 참여하였고, 대한제국과 일본 사이에 채결된 제1차 한일 협약(1904년), 제2차 한일 협약(을사늑약, 1905년)에도 관여하였다.

대한제국의 국권을 하나씩 빼앗는데 앞장선 사람이다. 그는 한국의 국권침탈을 위한 일제 야욕의 앞잡이 노릇을 잘 해 일본에서 남작이 됐고 중국과 영국 대사, 식부장관, 추밀원 고문까지 출세가도를 달린 인물이다. 1930년대 후반에는 일제 통감부가 있던 남산(중구 예장동 주변)에 하야시 곤스케의 동상이 세워졌다. 2015년 서울시가 치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하야시 동상 표석을 거꾸로 세웠다. 

서병기 선임기자/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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