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주
은산분리 주가 영향, 케뱅보단 카뱅
뉴스종합| 2018-08-08 09:30

- 7일 정부 은산분리 완화 기조 발표
- 카카오뱅크 진영 주가 상승, 케이뱅크 진영 주가 하락
- 케이뱅크 초라한 영업실적에 시장 외면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정부가 은산분리 원칙 완화 기조를 천명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질적ㆍ양적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증시에서는 카카오와 한국금융지주 등 카카오뱅크 진영의 주가가 KT와 우리은행 등 케이뱅크 진영에 비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의 영업실적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시사하며 국회에 관련 입법을 요청했다. 여ㆍ야 교섭단체 대표들도 규제 완화에 잠정합의하고 산업자본의 보유주식 한도를 34%로 할 것인지 50%로 할 것인지 협의를 계속해 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기존 양대 인터넷전문은행 진영의 주가 반응은 엇갈렸다.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인 한국금융지주와 2대주주인 카카오의 주가는 각각 0.1%, 5.7% 상승했다. 두 종목 모두 문 대통령의 발언 직후 주가가 급격히 올라 은산분리 이후 자본력을 확충할 카카오뱅크에 대한 증시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1ㆍ2대 주주인 우리은행과 KT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우리은행은 전 거래일보다 2.1%, KT는 2.8% 하락했다. 특히 KT는 은산분리 호재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통신비 원가공개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었다.

당초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카카오뱅크보다 케이뱅크가 수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케이뱅크는 올초 50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추진했지만 지난달까지 300억원만 납입됐고 현재 자본금은 3800억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은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 산업자본인 지분 제한이 완화된 KT가 대거 자본을 확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왔다.

케이뱅크 관련 종목 주가가 은산분리 완화 소식에 힘을 받지 못한 것은 그동안 케이뱅크가 보여온 영업력이 실망스럽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예수금은 1조1861억원, 대출금은 9517억원으로 예수금 6조1465억원, 대출금 5조3366억원에 달하는 카카오뱅크의 실적에 비해 초라하다. BIS 자기자본비율이 13%대까지 떨어지면서 적극적인 대출 영업을 하지 못한 결과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대출잔액이 6조~7조원은 돼야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지금까지 2차례에 걸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력을 1조원가량 확충한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의 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보통주 10%와 우선주 8% 형태로 가지고 있다. 향후 은산분리 완화가 확정되면 우선주 8%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이후 한국금융지주의 지분에 대한 콜옵션을 행사해 1대주주로 올라설 예정이다. 2020년까지 카카오뱅크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해 시장으로부터 자본을 조달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의 지분확대가 지속되면 카카오는 자체적으로 보유한 카카오톡과 카카오페이 등 서비스를 카카오 뱅크와 연계할 수 있다”며 “중국 텐센트가 설립한 위뱅크가 텐센트의 고객을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 등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를 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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