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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이 건국을 1948년으로?…생전 ”그들만의 평가“로 일축
뉴스종합| 2018-08-14 11:33
-한국당 한 축인 김영삼 전 대통령는 1919년 건국 시사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건국절 논란을 언급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 노 전 대통령이 건국일을 한국당의 주장과 같은 1948년으로 봤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도 58주년 광복절 경축사와 62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1948년을 건국의 해로 밝혔다”고 말했다.

과연 노무현 전 대통령은 건국일을 1948년으로 생각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틀렸다. 노 전 대통령은 생전에 1948년 건국주장에 대해 “그것은 그 세력들의 평가”라며 일축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시 뉴라이트를 중심으로 1948년 건국논란이 일당시 봉하마을을 찾아온 시민들에게 “건국이란 것은 정부수립을 말하는 것인데 이미 그 이전부터 단군왕검이 건국을 해놓았고 그 뒤 수없이 계속 건국을 해 왔다”며 “사실 1948년 그 날은 우리 정부를 수립한 날이니까 국가는 그 전부터 영속적으로 존재해온 것인만큼 정부를 수립한 날을 왜 건국이라고 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제기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48년 당시 정부를 수립할 때 우리 국민 상당수가 그 정부 수립을 반대했다”며 “통일정부가 아니었기 때문에 정부수립을 연기하자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 사람들 가슴에는 불완전한 정부수립에 대한 아쉬움이 상당히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정부 수립 역사에 대해 역사적 관점에서 비판이 많았고 그 이후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에 의해 정통성에 관한 시비가 많았기 때문에 1948년 정부 수립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그러나 그것은 그 세력들의 평가”라고 말한 바 있다. 1948년 건국 주장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명확히 한 것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김영삼 전 대통령도 1919년 건국을 시사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1993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국 땅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세워 근대국가의 주춧돌을 놓았다”며 “자유, 평등, 인권이 보장되는 민주공화국 건설에 나섰던 것입니다. 새 문민정부는 이 같은 임시정부의 빛나는 정통성을 이어받고 있다”라고 했다. 또 1994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상해임정 청사를 복원하고, 애국 선열들의 유해를 고국 땅에 모셨다”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확고해졌다”라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63주년 광복절 및 대한민국 건국 60년 경축식’으로 정하고 “대한민국 건국 60년은 ‘성공의 역사’였다”고 말한 것과는 차이가 난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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