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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 꿈꾸는 인도네시아, 한국과 1500년간 교류
엔터테인먼트| 2018-08-19 09:04
 아시안게임 개회식서 포용성,다양성, 희망 표현
로마-뭄바이-광저우-한국 잇던 해상 중간지점
1만7천개 섬 다양한 문화에 유라시아 문화 포용
6세기 인도네시아 인면유리구슬, 신라에서 발견
MIKTA 등 한국-인도네시아 신흥국 연대감 강화
인도네시아 포용력, 남한-북한이 배울 기회

[헤럴드경제=함영훈기자] 1만7000여개 섬에 속한 수만개 부족들의 서로 쟁투를 벌이다, 한 통일 전사가 인도네시아의 통일을 이뤄낸다. 부족들은 하나가 되어 너나 할 것 없이 죽은자를 위로하고 행복한 미래를 그린다.
인도네시아의 희망을 상징하는 아시안게임 개막식 공연 [연합뉴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싱어송라이터 라이사(28)는 풍요로운 인도네시아의 모습과 희망찬 미래를 노래했다. 아시안게임 개막식에 등장한 통일전사는 문화와 낭만이 흐르는 ‘라라랜드’(영화)의 주인공을 닮아 라이사와 함께 44억 아시아인의 눈길을 끈다.

2018 아시안게임을 주최한 인도네시아는 19일 0시(한국시간)까지 이어지는 개막식을 통해 아시아 강국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인도네시아는 ‘생명의 원천-물, 흙’이라는 개막식 공연을 통해 다양성을 포용한 인도네시아의 착한 심성과 아름다고 청정한 자연생태, 희망만 미래를 그렸다.

인도네시아의 인구는 2억5000만명으로 세계 4위이다. 면적은 인도보다 약간 작고, 멕시코와 비슷하다. 영토 동서의 길이는 런던~모스크바, 또는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동부 뉴욕 거리와 맞먹는다.

1만7504개의 섬 중에는 남-북한 함친 땅의 2~3배나 되는 큰 섬 3개, 한반도 보다 약간 작은 섬 2개, 제주의 3배 크기인 발리섬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규모 자체로도 다채로운 문화를 꽃피웠지만, 무엇보다 서북쪽으로는 로마와 콘스탄티노플(이스탄불), 인도 뭄바이를 연결하고, 동북쪽으로는 베트남 호이안, 중국 광저우, 한국을 연결하는 ‘V’자형 해양실크로드의 동남쪽 변곡점이어서 세계 문화교류의 백화점이라 할 정도로 다양성이 넘친다.
인도네시아 전통무용수 [연합뉴스]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흡인력도 높아 한국사람이 지나가면 인도네시아 젊은이들과 아주머니들은 방탄소년탄, 싸이 등의 히트곡을 거론하며 같이 사진찍자고 조른다.

문화력 창의력도 높아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2개나 인도네시아에 있다.

자바섬의 보로부드르는 석굴암의 72배 규모의 산같은 사원이다. 프람바난 힌두사원 역시 정교한 조각의 항아리형 초대형 첨탑이 6개 도열한 것으로 거대한 석재의 운반 과정은 피라미드 축조술을 능가한다는 평이다. 발리와 롬복의 자연생태는 한국인들의 단골 신혼여행지이다.
인도네시아 프람바난

1990년대 경주 대릉원에서 발견된 인면유리구슬(보물 제634호)의 원산지가 인도네시아 자바섬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학계에 큰 파문을 일으킨다.

동(東)자바주 젬바시(市) 래독옴보 마을의 구슬 공방은 이 인면유리구슬은 물론, 경주 인왕동 고분군에서 발견된 구슬과 동일한 제품을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경남 김해 양동리 고분에서는 일찌기 3~4세기 인도 남부 또는 동남아시아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코발트 빛깔의 구슬까지 발견됐다.

6세기 신라 지도층이 부적 삼아 몸에 지니던 인면유리구슬(목걸이)의 원산지 인도네시아는 우리나라에서 5300㎞나 떨어져 있지만, 이미 1500년전부터 교류하고 있었던 것이다.
6세기 신라에서 발견된 인도네시아의 인면유리구슬

봉산탈춤이나 북청사자놀이 같은 탈춤도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되고,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노래 박자에 맞춰 손바닥을 부딪치는 인도네시아의 놀이는 우리나라의 ‘푸른 하늘 은하수~’ 율동을 닮았다. 우리의 징은 그들의 ‘공’을 닮았다.

인도네시아 전통무술 ‘펜칵 실랏’은 태권도와 유도를 합친 듯하다. 한국 무녀가 신내림을 받을 때 작두타기 퍼포먼스를 보이듯, 인도네시아 무녀가 유리조각위에 의식과 관련된 춤을 추는 모습도 우리와 비슷하다. 인도네시아가 가면 한국맛과 흡사한 나물무침과 매콤한 넙치 구이도 있다.

인도네시아와 일면, 일면 동질감을 느끼는 나라는 한국 뿐 만이 아니다. 해상 유라시아 교류의 중심지였기에 많은 나라들이 인도네시아에 가면 “어, 저거 우리나라에도 있는데….”라고 말할 수 있다.

포용력면에서 세계 최고인 인도네시아가 2018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아시아 강국을 꿈꾼다. 우리가 ‘착한 무슬림’ 인도네시아와의 교류를 넓혀나가야 할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MIST, MIKTA(멕시코, 인도네시아, 한국, 터키, 호주) 라는 신흥국 협의체가 있다. ‘I’는 인도네시아이고, ‘S’와 ‘K’는 우리나라를 가르킨다. 이번 아시안 게임 인계자인 한국과 인수자인 인도네시아의 우정이 더욱 발전하기를 양국 국민은 바라고 있다. 한류에 열광하는 그들이 우리를 좋아해주는 것 만큼이라도 우리가 그들에게 우정(友情)을 보낼 경우, 두나라 관계는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남북 단일팀 입장 [연합뉴스]

동시입장한 남한과 북한은 이번에 인도네시아 포용력을 배울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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