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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익범 특검 “정치권 편향된 비난 유감” 수사 과정 어려움 토로
뉴스종합| 2018-08-27 15:40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해 온 허익범 특별검사가 27일 오후 서울 특검 사무실에서 열린 대국민 보고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거 수집 다 됐다고 판단”…수사기간 연장 포기 억측 반박


[헤럴드경제=유은수ㆍ정경수 기자] ‘드루킹’ 일당의 포털 사이트 댓글 조작 수사를 마친 허익범(59ㆍ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가 수사 기간 특검을 향해 쏟아진 정치권의 비판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허 특검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적법하고 정당한 수사 일정 하나하나마다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편향적으로 비난받은 점이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댓글 조작에 공모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 소환 조사 등을 두고 정치권이 ‘정치 특검’ 등으로 비난한 데 대해 불만을 보인 것이다. 허 특검은 특히 수사팀 개인에 대한 억측과 음해가 있었던 점도 거론한 뒤 “품위 있는 언어로 저희 수사팀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촉구하고 건설적인 비판을 해준 많은 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60일 간의 수사일정을 마무리한 특검팀은 합리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김 지사에 대한 혐의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에 대해 댓글 조작 공모 혐의와 함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지사가 ‘드루킹’ 김동원(49) 씨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대가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특검 관계자는 “법리적, 판례상 기소가 가능하다는 내부 의견이 일치돼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역대 13차례의 특검 중 처음으로 수사 기간 연장을 포기했다. 부실한 수사가 원인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지만, 특검은 이미 충분한 수사가 이뤄져 기간을 연장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검 관계자는 “수사 대상으로 법에 규정된 부분을 어느 정도 조사했고 증거 수집이 다 됐다고 판단했을 뿐”이라며 “대상이 남았는데 압력에 의해 그런(포기한)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특검은 디지털 증거수집이 필요한 사건 특성에 비해 준비기간이 짧아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기 어려웠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허 특검은 “특검의 수사 준비 기일이 20일인데, 이 사건 특성에 따른 포렌식 장비 및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은 그 필요성 여부 판단과 장비확보, 관련 인력 확보에 상당 시일이 필요하다”며 “사안의 특성에 따른 수사준비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경찰이나 검찰과 달리 특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전자공문시스템을 활용할 수 없어 신속한 정보수집이 어려웠던 것도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꼽았다.

특검 1명, 특검보 3명, 파견검사 13명 등 87명 규모로 운영된 특검팀은 최소한의 인원만 남고 해체 수순을 밟게 된다. 남은 인력은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의 혐의를 입증하고 적절한 형량을 받아내기 위한 공소유지에 나서게 된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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