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서병기 연예톡톡]‘20주년’ 신화, 추억팔이에 의존하지 않는 비결
엔터테인먼트| 2018-08-29 10:56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그룹 신화가 28일 2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HEART’를 발매했다. 모두 6곡이 실려있다. 타이틀곡 ‘Kiss Me Like That’은 어쿠스틱 기타가 이끌면서 부드럽고 세련된 멜로디와 어우려진다. 처음 시도하는 일렉트로닉 하우스 장르의 ‘In The Air(with.윤미래)‘, ’LEVEL‘, ’HERE I COME‘, ’L.U.V‘, 신화표 러브송 ’떠나가지 마요’ 등도 세련된 느낌이 난다. 이민우는 “타이틀곡은 나이에 걸맞게 화려함보다는 절제미를 추구했다. 그런데 절제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신화는 데뷔 이후 20년간 단 한 명의 멤버 변화가 없었다. 군 복무 기간 외에는 단 한번의 활동 중단도 없었다. ‘T.O.P.’으로 음악프로그램 1위를 하고 7집 ‘브랜드 뉴’(2004년)로 서울가요대상을 받으며 정점을 찍었다.

7집 ‘브랜드 뉴’ 이후 8, 9집에서는 하향세가 뚜렷해지기도 했다. 프로젝트 앨범 같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활동하려는 의지는 강했다. 군 복무를 순차적으로 해 공백 느낌을 덜 나게 했다.

제대 이후 ‘The Return2012’, 12집 ‘WE’(2015년) 등으로 활동을 이어갔다. 12집 타이틀곡 ‘표적’과 그 즈음 발표했던 ‘Venus’ ‘This love’ ‘아는 사이’ 등을 들어보면 훨씬 더 다양해졌음을 알 수 있다. 빠른 댄스만 있는 게 아니라 알앤비 등 느린 곡도 선보이는 등 점점 더 유연해져 가고 있다. 힘을 빼는 절제미가 멋있다. 이에 대해 에릭은 “신화는 퍼포먼스를 중시하지만 빠른 댄스곡만으로는 우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신화 같은 오래 된 팀들은 복귀하면 과거의 노래를 부를 수밖에 없다. 추억팔이, 감성팔이를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다. 가요계의 원로(?)인 신화도 2004년 7집 ‘브랜드 뉴’식 노래를 부르며 복고풍으로 향수와 추억을 노릴만도 한데, 동시대를 호흡하는 세련되고 트렌디한 사운드들이 대거 들어있는 노래들을 계속 발표하고 있다. 현재진행형이라는 말이 이들에게 딱 들어맞는다.

이들은 여전히 새로운 콘텐츠에 도전했고, 그 결과물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때로는 신나고, 때로는 섹시하다. 그들의 음악속에는 펑키함도 있고 이국적이기도 하다.

그렇게 해서 풋내나는 남자 아이돌 그룹들이 콘셉트라고 내놓는 남성성으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세련되고 능숙하며 여유로운 남성성을 담아낸다. 이들에게는 남자 냄새가 물씬 난다. 이런 남성성은 10대뿐만 아니라 40~50대까지 아우를 수 있는 무기다.

신화가 장기간 해체하지 않고 이런 궤적을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모든 걸 자신들이 스스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40대가 됐지만, 어릴 때부터 음악 등 모든 것은 자신들이 결정하는 문화를 만들었다. 심지어 휴식 조차도, 언제 노느냐도 자기들끼리 대화하고 토론해 결정한다. 김동완은 “후배들이 많이 와해되고 트러블이 생기는 걸 보게된다. 사람은 각자 행복을 추구하는 방법이 다르다. 서로의 방향을 인식하고 이해, 인정해줘야 관계가 지속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2003년 6월 SM과 계약이 만료돼 소속사를 굿엔터테인먼트로 옮길 때만 해도 멤버들이 어린 나이였다. SM을 떠나 유영진이 없는 상태에서 음악적 개성을 잘 만들어낼 수 있을지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은 그 어려운 과제를 해냈다. 그 때부터 모든 건 자신들끼리 결정했다. 자기들이 결정했기 때문에 책임도 자신이 져야된다. 쉽게 해체를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화의 스타일대로 라면 소속사가 바뀐다 해도 팀은 살아남는다. 에릭은 “작은 이슈들은 멤버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사안은 멤버들이 한목소리로 대화한다면 위기에도 팀의 해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래서 신화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추구하며 팀 활동이 약화되어도 걱정이 없었다. 오히려 개별활동에서 자신감을 얻었다. 음반을 내고 활동하지 않을 때는 멤버들이 연기, 예능, 프로듀서, 솔로가수, 솔로 공연 등 개별 활동에 들어간다.

아이돌들은 흔히 부모가 개입하기 시작하면 배가 산으로 간다. 정산이니 분량이니 말하면 골치아파진다. 엄마의 개입으로 해산된 아이돌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 20년동안 신화의 음악이나 활동에 대해 이들의 부모가 나선 적이 한번도 없었다.

이들은 혼자 활동하다가도 신화로 돌아오면 “우리는 신화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언제라도 다시 뭉칠 수 있다. 이런 게 장수그룹 신화의 저력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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