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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지배력 키워가는 CJ제일제당, 4분기에는 상승 기대감
뉴스종합| 2018-09-05 09:11

- 경쟁심화ㆍ소비부진으로 제품 가격 인상 어려워
- 시장점유율 높아 납품 가격 협상력 ↑
- 적극적인 글로벌 진출도 호재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원재료 가격은 상승하고 있지만 소비부진으로 가격은 쉽게 올리지 못하면서 음식료 업계가 실적을 내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업계가 어려움을 겪을 때일수록 강한 브랜드 파워와 제품 차별화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CJ제일제당이 선방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원가 상승과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음식료 업계는 보릿고개를 넘고 있다. 대표 원재료인 소맥 가격이 연초 대비 16.7% 상승했고 국제 유가 상승으로 플라스틱 필름, 골판지 등 포장재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달러당 1140원대까지 치솟았던 2개월 전 환율이 원재료 도입 단가에 본격적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그러나 업계는 원가 상승분을 제품 판매 단가에 반영하기를 주저하고 있다. 라면과 장류, 설탕, 밀가루 등 주요 품목의 전체 가격 인상 폭은 최근 2년 간 1.4%에 불과하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음식료 물가가 전체 생산자 물가를 상회했지만 이후로는 음식류 가격 인상폭이 전체 생산자 물가지수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차재헌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오랜 기간 내수 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고 인구 증가율이 정체되면서 판매량이 감소하고 있는 데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업계가 가격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목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다보니 업체 간 막후 협상을 통한 납품가격 조정이 매출을 좌우하고 있다. 차 연구원은 “업계는 거래 업체와의 막후 협상을 통해 매출 할인폭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원가 상승분을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며 “브랜드력이 약화되거나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는 기업은 가격 전가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시장지배력이 강한 기업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지배력 측면에서 CJ제일제당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즉석섭취조리식품(HMR) 시장에서 매출이 전년 대비 36% 늘었다. 2분기 관련 시장 규모가 전년 대비 22% 성장했는데 이중 절반에 가까운 49.5%를 CJ제일제당이 점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년 새 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그외에도 CJ제일제당은 포장김치 시장에서 전년 대비 3.3%포인트 늘어난 31.4%, 즉석밥 시장에서는 6.7%포인트 늘어난 76.1%를 점유하고 있다. 냉동 만두 시장에서도 비비고 만두를 앞세워 45%를 점유했다.

내수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회사는 최근 냉동식품 전문업체인 미국 카히키와 독일 마인프로스트 인수를 결정했다. CJ제일제당은 카히키 인수로 미국에 총 4곳의 냉동식품 생산기지를 확보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외형적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국가별 현지화 전략과 미국 내 유통망 확대가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코스트코 외에 월마트와 세이프웨이 등 대형 유통 채널을 개발하면 글로벌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석 선물세트 반품 손실이 반영된 뒤인 4분기에 실적 개선이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심은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가공 식품 매출 성장세가 견조하고 생물자원 부문의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영업이익은 8507억원으로 연간 13%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며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한 시점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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