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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北, 낙후 탈피-南, 저성장 탈출…남북경협이 ‘신의 한수’ 되나
뉴스종합| 2018-09-18 11:45
18일 오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이 평양으로 향하는 전용기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기업 총수·경제단체 대표 등
재계인사 대거 특별수행단 참여
다양한 분야 협력 가능성 모색
北 제도정비 등 개혁촉구 계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남측 핵심 경제인들이 대거 수행함에 따라 남북경협에 대한 기대도 고조되고 있다.

물론 남북경협이 본격화하려면 북한의 비핵화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해제 등 조건이 충족돼야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경제 실태와 경협 분야ㆍ여건들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금강산 관광 등 대북 사업을 주도해왔던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재계 총수들은 물론, 이재웅 쏘카 대표 등 신산업 대표주자, 주요 경제단체 대표들도 동행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김재현 산림청장도 함께 방북해 철도ㆍ도로 연결사업, 서해 공동어로수역, 북한 산림녹화 등 정부 차원의 협력도 논의할 전망이다.

이들 경제분야 특별수행단은 방북 기간 중 북한의 관련 분야 최고위층과 만나 중단된 경협사업은 물론 앞서 민간기업들이 검토해왔던 전자제품 조립공장 등 제조업 분야와 관광사업, 통신망 현대화 등의 사업 가능성을 탐색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남북경협이나 대북 투자가 본격화하려면 비핵화와 제재해제는 물론 북한 자체적으로도 투자 보장 등 제도적 안전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번 경제인들의 방북이 대외 교역ㆍ투자와 관련한 북한의 제도정비 등 개혁을 촉구하는 계기도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대내외 장애물이 제거돼 남북 경협이 본격화할 경우 남북한 모두에게 엄청난 경제ㆍ사회적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비록 구호에 불과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내세웠던 ‘통일 대박론’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남측으로선 투자와 수요 부진, 저출산ㆍ고령화로 초저성장의 함정에 빠진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돌파구가 될 수 있고, 북측으로선 당면 최대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본과 기술을 조달할 수 있으며 경제는 물론 체제안정도 도모할 수 있다. 게다가 남북경협이 본궤도에 올라 경제통합이 이뤄질 경우 한반도 평화를 뒷받침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지난해말 발간한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그동안 추진 또는 검토돼온 개성공단과 북한 자원개발, 금강산관광, 조선 산업단지 건설 등 7대 경협사업이 추진될 경우 30년간 남측에 170조원, 북측에 250조원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했다. 남측의 경우 경제성장률을 매년 0.3%포인트 끌어올려 저성장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고, 북측에는 낙후한 경제를 개발할 토대를 구축하는 결정적 기회를 갖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분야별로 남측의 경우 노동집약도가 큰 개성공단 사업의 경제효과가 159조2000억원으로 가장 크며, 이어 금강산사업 및 단천 지하자원 개발(각 4조1000억원), 조선협력단지(2조6000억원), 철도ㆍ도로연결(1조6000억원)의 순으로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북측으로선 사회간접자본(SOC)인 철도ㆍ도로 연결의 경제효과가 92조6000억원으로 가장 크게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물론 이는 아직 ‘희망 사항’에 불과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도 북한의 비핵화와 남북한 군사적 긴장완화 등 평화체제 구축과 관련한 것들이다. 경협은 이런 난관을 넘어야 첫발을 뗄 수 있다.

그럼에도 남북간 소통이 지속되고 사전준비가 착실하게 이뤄져 장애물까지 걷혀지게 되면 남북경협은 곧바로 본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과 경제인 방북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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