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중앙대, 故 백남기 농민 2주기 추모식…“고인의 삶이 남긴 진정성, 진정한 유산”
뉴스종합| 2018-09-19 14:22

-“일평생 농촌운동…고인의 희생, 민주주의 꽃피는 계기”
-“한국 민주주의 꽃 피게 한 계기 주고 떠나”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선배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무엇이었나요. 지금은 편안하게 웃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쓰러져 세상을 떠난 고 백남기 농민의 2주기를 기리는 중앙대학교 재학생 추모식이 19일 열렸다.

‘고 백남기 선배 2주기 중앙대학교 재학생 추모 모임’은 이날 낮 12시 중앙대학교 의혈탑 앞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이날 추모식에는 생전 고인의 벗이었던 이명준(신문방송학과 69학번), 이용우(경영학과 69학번) 학우 및 고인의 중앙대 후배 등이 참석했다.

생전 고인의 벗이었던 이명준 씨는 “학교를 그만두고 농촌으로 내려가 노동운동보다도 어렵다고들 하는 농촌운동에 투신한 게 백남기의 삶”이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백남기의 진정성이야말로 진정한 가치”라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이날 자리한 김누리 중앙대 독문과 교수는 “백남기 농민의 희생 없었다면 2016년 촛불집회가 가능했까 생각해보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며 “고인이 의식불명 상태로 317일 버틴 것은 한국 민주주의를 꽃피게 하는 계기를 주려고 하신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입을 열었다.

김 교수는 이어 “대규모 시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가적 공포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었던 상황에서 고인의 죽음이 큰 역할을 했다”며 “백 선생님의 희생이 없었다면 군인들이 또다시 과거의 못된 행동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의 지인들과 더불어 중앙대 재학 중인 후배들도 추모사로 애도의 뜻을 표했다.

이명화 중앙대 공공인재학부 학생회장은 “경주에서 갓 상경해 모든 것이 신기했던 2015년 비로소 선배를 알고 죽음을 접했다”며 “피땀 흘려 일군 민주주의 국가지만 당장 세상은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선배가 이루고자 했던 꿈은 무엇이었나. 지금은 편안하게 웃고 계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 학생회장은 행정학과 68학번이었던 고인의 후배다. 행정학과는 공공인재학부로 개편됐다.

이날 추모식은 후배들의 추모사와 추모곡 제창, 헌화가 순으로 진행됐다. 중앙대 교내에서 처음 열린 고인의 추모식이다. 재학생 추모 모임은 향후 고인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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