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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브리핑] 女고위직 ‘0’ 산업은행...지방대ㆍ장애인 고용도 ‘기피’
뉴스종합| 2018-10-22 09:29

고위직 102명 전원 남성
지역채용 금융평균 하회
장애인 고용 벌금 ‘면피’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의 임원급 고위직 102명 중엔 여성이 단 한 명도 없는 걸로 나타났다. 공직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여성임용 목표제를 추진하고 있는 문재인 정부와 보폭을 전혀 맞추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은행은 지역인재 채용비율도 10%대 초반이다. 8개 금융공공기관의 평균 27%대에도 턱없이 모자란다. 장애인 의무고용률도 매년 어겨 최근 4년간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만 18억원에 육박했다. 높은 연봉을 받는 산업은행의 ‘그들만의 리그’는 점차 공고화하는 양상이다.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은에서 받은 ‘직급별 남녀 임직원 현황’에 따르면 이 은행의 임원급 고위직 102명(임원 8명ㆍ집행부행장 7명ㆍ준법감시인 1명ㆍ1급 86명)은 모두 남성이다. 2급~5급까지 일반직 정규직 사원 2265명 중에도 남성이 73%(1654명)였고, 여성은 27%(611명)에 그쳤다. 일반직 안에서도 승진할수록 여성 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5급에선 여성이 44.2%였지만 4급은 31.1%, 3급은 17.3%로 줄었다. 2급은 3.4%(352명 중 12명)에 불과했다.

반면 텔러ㆍ외환ㆍ비서 등의 직무를 하는 특정직은 여성이 91.8%(547명 중 502명)였다. 특정직은 같은 정규직이지만 승진ㆍ급여에선 차등이 있어 ‘2등 정규직’으로 통한다.

산은의 이같은 상황은 같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도 대비된다. 기은의 1급 이상 임원급 69명 중 여성은 10.1%(7명)이다. 6급 이상 일반직 사원 8790명 중 여성은 41.5%(3648명)다. 기은은 지난 3월 일반 정규직과 특정직으로 구분해오던 급여ㆍ승진체계를 단일화하고, 7월 정기인사에서 여성본부장 1명과 여성지점장 13명을 승진시키기도 했다. 


산은은 지방대 출신이 들어가기도 힘들다. 역시 김병욱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이 은행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11.4%였다. 금융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수치다.

산은의 2014년 지역인재 채용비율은 20%였다. 이듬해엔 12.5%로 급감했다. 2016년엔 23%까지 늘었지만, 작년엔 11.4%로 반토막났다. 현행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 등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신규채용 인원 중 지역인재를 35% 채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산은은 이런 노력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이 은행의 취업박람회 참가 현황을 보면 2015년부터 자체 혹은 외부 주최로 이뤄진 박람회는 20여 차례인데 절반 이상이 서울권 주요 대학에서 열렸다.

산은의 장애인 고용도 등한시하고 있다. 장애인의무고용률은 1%중ㆍ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4년~작년까지 매년 납부한 장애인고용부담금만해도 17억7000만원에 달했다.

김병욱 의원은 “대표적인 ‘신의 직장’인 산업은행이 지역인재 채용을 외면하고 장애인 채용도 적극적인 노력없이 고용부담금으로 면피하려 한다”며 “국책은행답게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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