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美 “중거리 핵전력 조약 탈퇴” 왜 지금…
뉴스종합| 2018-10-22 11:27
FT “이란 돕지말라는 경고” 분석
CNN “결정배후에 볼턴 보좌관”
조약 당사자 아닌 中에도 메시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와 체결했던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 탈퇴 의사를 공식화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선거 지원 유세에서 러시아가 해당 조약을 위반했다며 INF 탈퇴 배경을 설명했지만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이란 지원 등을 막기 위한 미국의 협상 카드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CNN방송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견해가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INF 탈퇴를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이다. 사거리가 500~5500㎞인 중ㆍ단거리 탄도ㆍ순항 미사일의 생산, 실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를 포함 미국은 여러차례 러시아가 INF를 위반했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2월 러시아의 SC-8(9M729 시스템) 순항미사일 실전 배치가 INF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도 이달초 “러시아는 INF를 포함 국제적인 약속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며 “러시아는 몇 년간 부인해오다 최근 새로운 미사일 시스템 9M729의 존재를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의 탈퇴 조치는 이란을 돕지 말라는 강력한 경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다음달 이란 원유 수출 관련 제재를 앞두고 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미국의 INF 탈퇴는 큰 재앙이 될 것”이라면서도 “실질적인 조치라기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협박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CNN의 군사ㆍ외교 분석가이자 국무부 대변인 출신인 존 커비는 “볼턴이 이 결정의 배후에 강력히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그의 관점으로 봤을 때 그것은 미국의 행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합의들과 다자간 합의들에 대한 그의 반감과 매우 들어맞는다”고 논평했다.

21일 러시아에 도착한 볼턴 보좌관은 22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23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 INF 탈퇴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도 트럼프 대통령의 INF 탈퇴 근거 중 하나로 지목된다. 중국은 INF 조인국이 아니어서 미국과 달리 중거리 미사일 개발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지난해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은 의회에서 “만일 중국이 INF 조약의 당사자였다면 중국 미사일 95%가 이 조약을 위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은 미국의 탈퇴 위협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이란 협상부터 국제 우편 조약까지 미국이 일방적으로 국제 협정에서 탈퇴한다면 러시아는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하지만 여기까지 이르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은 INF뿐만아니라 2010년 러시아와 맺은 뉴스타트(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ㆍ신전략무기감축협정)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조약은 2021년 만료를 앞두고 갱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