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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대한민국’ 1분1초 중요한 닥터헬기, 소음 민원에 돌아서 가라?
뉴스종합| 2018-10-22 15:59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는 닥터헬기 소음 민원과 관련한 경로변경과 관련 “다 죽으라는 소리”라며 비행 특성을 무시하는 민원과 현장에서 이런 민원을 직접 대응하라며 헬기 기장의 개인정보를 공개하는 시스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모바일섹션]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1분1초를 다투는 닥터헬기의 소음이 시끄럽다며 하루가 멀다 하고 민원을 제기하는 가하면, 헬기 조정사의 노출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악성문자를 보내고, 소음을 피해 방지를 위해 의료진의 안전을 무시한 채 경로 변경을 제안하는 나라.

아덴만의 여명 작전으로 구출된 석해균 선장이나 남한 귀순 당시 총상을 입은 북한 청년 병사 등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사건에는 전 국민이 떼로 나서 의료 환경 개선을 목청껏 부르짖지만 관심권에서 멀어지면 바로 자신의 이기주의에 집착하는 2018 대한민국의 모습에 누구보다도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 이가 바로 아주대병원 경기남부 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는 이국종 교수다. 이 교수는 최근 그간의 의료기록과 발자취 등 일종의 메모들을 모아 ‘골든아워1’을 출간했다.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1년 만에 출연한 이국종 교수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는 일에는 달라진 게 없다는 말에 그의 고뇌가 묻어난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이 교수는 기존 의료계에 시급한 사안이 한 두 개가 아닌 상황에서 수익을 내는 파트도 아닌, 주위 사람뿐만이 아니라 의사 본인도 굉장히 힘든 응급실 외상외과 인력난은 여전히 심각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외국 의료진이 외상센터 외관만 보고는 ‘잘해놨네’하다가 직접 안으로 들어와 그 현황을 보면 굉장히 놀라워한다고 전했다. 영미권이나 일본의 병원보다 3분1도 안 되는 인력으로 모든 상황을 메워야 하는 악순환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출동한 닥터헬기 항공대원 보여준 민원 쪽지는 한국 의료계의 열악한 실상이 그대로 드러난다.

어느 날 응급환자 이송을 위해 닥터헬기를 탔는데 헬기 기장이 휴대전화로 들어온 소방상황실 메시지를 보여 주더라는 것. 거기에는 ‘지금 민원이 그쪽 저희 병원 바로 앞 아파트에서 계속 들어오고 있으니까 주의하라’는 내용이었다며 난감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헬리콥터가 소음이 없게 날 수 있는 스텔스 헬리콥터 같은 건 거의 없다며 “분명한 건 헬기 소음이 앰뷸런스 소음보다 특별히 크거나 그렇지 않다”며 본인이 직접 측정해 본 사실과 함께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헬기 경로를 바꿔 비행하면 안 되냐는 물음에 이 교수는 바람을 안고 착륙해야 하는 항공기 비행 특성을 무시한 이야기라며 답답해했다.

그러면서 “(헬기 탑승자)모두가 추락해서 사망할 수밖에 없다”며 “그건 절대 비행에서 하지 말아야 될 부분이다. (이건)죽으라는 소리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교수는 “민원을 넣는 분들의 입장도 이해는 가지만 더 큰 건 그런 민원을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여가지고 그걸 갖다가 현장 대원들에게 조심하라고 그런 메시지를 보내는 건 그건 하지 말라는 소리”라며 민원을 직접 컨트롤 하라면 현장 파일럿, 기장의 전화번호까지 넘기는 행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국민들의 민원을 핑계 대며 있는 헬기장 같은 시설마저도 닫아 버린다는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해 이 교수는 다소 초연한 모습이다.

세월호 참사 당일 목포 앞바다까지 날아갔지만 해경이 기름을 안 넣어줘서 전남내륙에 있는 삼림청까지 날아갔다는 이 교수는 한국 사회가 ‘동맥경화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러한 풍토를 바꾸기 위해 정치권 합류에 대해 이 교수는 “내가 바꿀 수 있는 판이 아닌 것 같다”며 “한국사회 전체를 다 뒤집어엎지 않는 이상 안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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