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1번지
선거때마다 막강 표밭인데…‘택시 눈치보기’에 바쁜 與野
뉴스종합| 2018-10-23 11:50
與, 카풀 반발 최소화 속 도입론
당내 반대 목소리도 만만치않아
한국·평화당은 택시업계 옹호론


“승차거부는 기본이고 난폭운전에 차내 흡연도 일삼는 택시업계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왜 아무 말도 못하는 건가요. 시민들이 카풀을 원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20대 회사원 이모씨)

카풀 도입을 반대하는 택시업계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하다. 그간 쌓여왔던 택시업계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택시업계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 각종 선거 때마다 여론을 이끈다는 택시업계의 막강한 표밭을 의식해서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카풀대책태스크포스(TF)를 설치하고 카풀 도입에 따른 택시업계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접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전현희 카풀대책TF 위원장은 23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공정경제·혁신경제를 위해 카풀을 도입하되 택시업계의 반발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당 내에 카풀 도입에 반대 목소리가 있어 사실상 무게는 택시업계 쪽으로 쏠려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부의 카풀 도입 추진을 재고해달라”고 택시업계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이 최고위원은 “택시 노동자들이 카카오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면서 어제 운행을 멈췄다. 참으로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사는 사회, 상생의 미덕을 발휘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한국노총 출신의 노동계 인사다.

한국당은 카풀 도입 자체에 반대한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대책회의에서 “사납금과 경기불황에 치이는 마당에 이제는 카카오 카풀마저 택시기사들을 동네북으로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부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택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대책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택시 기사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이 현실에 대해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김선동 한국당 의원은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택시업계 집회에 방문해 “하루 12시간 일해도 주머니 속에 몇 닢 안 들어오는 영업하면서 고생하고 계신다”며 “그런 생존의 장에 카풀 앱이 뛰어드는 것을 허용하는 정책은 정말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민주평화당도 택시업계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택시야말로 대표적인 골목 상권으로, 하루 16시간을 일해도 사납금을 채우지 못하는 택시기사들이 부지기수”라며 “그러나 카카오는 양보가 없다. 콜택시, 대리운전, 주차, 쇼핑 등에 진출해 수많은 중소, 영세사업자의 생계를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채상우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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