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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로 北비핵화 견인”…美재무부, 싱가포르 기업 2곳ㆍ개인 1명 독자제재
뉴스종합| 2018-10-26 09:24
[사진=AP연합뉴스]

-“제재로 비핵화 견인” 기존 입장 재확인
-“국적 불문 제재부과 주저 않을것”
-싱가포르 기업 2곳ㆍ개인 1명, ‘대북 돈세탁’ 혐의
-美 대북제재, 올해만 9차례 117건…지난해 수준 넘어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25일(현지시간) 북한과 관련한 추가적인 독자제재를 감행했다. 미 재무부는 이날 북한을 위해 자금 세탁을 한 정황이 있는 싱가포르 기업 2곳과 개인 1명을 독자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는 “북한의 불법적 활동을 지원하는 그 어떤 개인이나 기관, 선박에 대해서도 국적과 상관없이 제재를 부과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싱가포르의 무역회사인 위티옹 유한회사, 해상연료회사인 WT마린 유한회사, 그리고 위티옹 유한회사의 책임자 및 지배주주이자 WT마린의 관리책임자인 싱가포르인 탄위벵을 제재대상에 지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미 법무부는 탄위벵에 대해 북한 및 북한 고위 관리들이 관여돼 있거나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금세탁, 상품 및 통화위조, 마약밀거래 등 불법적 경제활동에 직ㆍ간접적으로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재무부는 “이번조치는 현 국제 금융 시스템을 보호하고 안보리 결의안을 이행하려는 미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자, 북한이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불법적 금융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현 제재의 이행을 지속하기 위한 차원에서의 조치”라고 설명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탄위벵과 그의 공모자들은 북한을 대신해 미국의 금융 시스템을 통해 자금 세탁을 고의적으로 했다”며 “전 세계의 각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들은 이러한 수법을 극도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이러한 기만적 관행을 결코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에 깊이 전념하고 있으며,재무부는 그때까지 제재이행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무부에 따르면 탄위벵과 최소한 1명 이상의 회사 동료는 2011년께부터 수년간 북한을 대신해 수백만 달러의 물품 계약을 수행했다. 탄위벵은 규제망 및 조사를 피하고자 지불 추적을 교란시켜가며 거래를 했고, 대북 금융 제재를 피하려고 노력했다고 재무부는 전했다. 탄위벵과 위티옹 측은 계좌 이체가 거부되자 뭉칫돈을 한 북한인에게 건넨 사례도 한차례 이상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WT마린은 위티옹과 밀접하게 연계된 회사로, 지난해 ‘JW 주얼’, ‘니멕스(NYMEX)스타’ 등 이 회사가 운용ㆍ관리하는 선박들이 북한 정권을 지원하는 불법적 경제 활동에 관여했다고 재무부는 밝혔다. 또 탄위벵과 이 회사들이 가담한 많은 활동들이 지난해 11월 2일 재무부 금융범죄탄속반(FinCEN)에서 발령한 ‘북한 국제금융시스템 활용에 관한 주의보’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제3국을 통해 돈세탁을 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차단한다는 시도로 풀이된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가 “북한이 제3국의 기업을 이용, 유령회사나 위장회사, 또는 아시아 타 지역 내 해운ㆍ무역 회사 등을 통해 지불금을 잘게 쪼개 세탁하는 방식에 대한 경고 사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의 금융대리인들이 위장ㆍ유령회사들을 설립하기 위해 제3국 기업을 활용하고 있으며, 설립한 위장ㆍ유령회사들을 통해 미국 및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했다.

한편, 재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3국 기업 및 개인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을 재차 경고하기도 했다. 재무부는 모든 유엔 회원국은 북한 선박과의 선박 대 선박 환적 및 북한과의 물품거래를 돕거나 조력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을 환기시켰다.

이번 제재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을 앞둔 지난 4일 이후 21일 만에 이뤄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 들어 북한에대해 취한 9번째 단독제재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실무협상 및 고위급 회담이 열리지 않는 가운데, 협상 주도권을 장악하고 제재와 관련한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올 들어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에 가한 독자제재 수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도발이 집중됐던 지난해 독자제재 수(8차례)보다 많다. 제재대상과 개인과 기관 등 117건으로, 지난해 124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대화 기조에도 제재를 강화하는 이유는 제재가 효과적인 협상카드라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 완화는 없을 것”이라며 제재만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이는 부분적 제재완화가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할 수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배치돼 향후 남북경협 및 교류사업을 추진하는 데에 있어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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