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카페
인류의 신화·신앙을 풀어내는 ‘황금가지’…올재 클래식스로 만난다
라이프| 2018-10-26 11:35
권력집중·자본주의 맹점 통찰 ‘파워엘리트’
춘추전국시대 사랑과 평화의 울림 ‘묵자’도


인류학의 명저로 꼽히는 프레이저의 ‘황금가지’(전2권)와 미국의 권력 집중 현상을 분석한 사회학 고전 ‘파워엘리트’가 올재 클래식스(시리즈 117~120권)로 출간됐다.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 경의 ‘황금가지’는 인류의 오랜 믿음들, 주술과 미신, 금기, 신화와 전설 등 이야기와 관습이 어떻게 생성, 변화의 과정을 거쳤는지 뿌리와 얼기를 찾아나간다. 가히 문화의 흔적과 원형을 쌓아놓은 보고라 할 만하다. 프레이저는 당초 두 권으로 출간했다가 열두 권으로 늘렸는데 독자가 읽을 수 있도록 1922년 다시 두 권으로 줄였다. 프레이저는 책을 이탈리아 네미 마을의 ‘숲의 디아나’라는 성스러운 숲과 성소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이 성소를 지키는 사제는 이전의 사제를 죽임으로써 사제가 되는데, 무력에 따르는 계승 규정은 제국시대에까지 이어진다고 프레이저는 설명한다. 디아나 숭배는 자식·순산과 관련이 있으며, 이 의식에는 불이 동원됐다. 이 거룩한 숲에서 발견된 안녕과 안위를 기원하는 램프는 신성한 촛불을 헌납하는 가톨릭의 관습과 비슷하다는 게 프레이저의 해석이다. 프레이저는 이런 원시적 주술행위와 종교와의 연관성을 밝히며, 종교적 비판을 우려해 공정한 지성으로 판단해주길 바라는 머리말을 쓰기도 했다.

이번에 올재 클래식스로 출간된 ‘황금가지’는 두 권짜리 축약본으로, 국내 1세대 종교학자 고 장병길 서울대 교수가 완역했다.

진덕규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번역한 ‘파워엘리트’는 책이 나온지 60여년이 지났지만 권력집중현상과 자본주의 국가의 구조적 맹점에 대한 통찰로 시사점이 크다. 밀스는 권력과 부· 정보를 소유하고 있는 엘리트들의 집중화에 주목하고, 다른 집단과 대중들은 점점 무력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서인 ‘묵자’의 겸애와 비공(非攻)의 사상 역시 오늘날에 큰 울림을 준다. 올재 클래식스는 종당 5000권을 발행, 4000권은 권당 2900원에 한정 판매하고, 나머지 1000권은 공공기관 등에 기증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