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과학 메세나를 키우자] ③연구실 밖 거리로 나온 과학자…“과학ㆍ대중 신뢰 쌓는다”
뉴스종합| 2018-11-01 07:07
지난 9월29일 WID의 ‘메이크 유어 스쿨(Make Your Schoo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린 해킹데이 행사에서 학생들이 문제해결에 참여하고 있다.[제공=대화하는 과학재단(WID)]
- 독일 베를린 대화하는 과학재단(WID)
- 떠다니는 과학센터ㆍ과학의 해ㆍ과학축제 ‘눈길’

[헤럴드경제=베를린(독일) 정윤희 기자] 지난 5월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한 소형선박이 10월 중순 오스트리아 빈에 닿았다. 4개월 반 동안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36개 도시를 누빈 이 선박은 화물을 운반하거나 사람을 실어 나르지 않는다. 다양한 과학 관련 전시로 대중의 관심을 끌고 이해를 돕는 떠다니는 과학센터 ‘MS 비센샤프트’다.

‘MS 비센샤프트’는 독일의 과학 커뮤니케이션 단체 ‘대화하는 과학재단(WID, Wissenschaft in Dialog)’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다. 지난해 약 5개월 동안 ‘MS 비센샤프트’를 방문한 이용객만 무려 11만명에 달한다. 

베를린 시내에 위치한 대화하는 과학재단(WID)
베를린 시내 체크포인트 찰리 근처에 위치한 WID는 1999년 독일과학재단연합의 주도로 주요 과학단체들이 모여 설립한 조직이다. 처음에는 단순히 줄기세포 등 과학분야 인력 육성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대중과의 과학 소통에 좀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실 WID는 독일 내에서도 다소 특이한 과학단체다.

대부분의 과학문화 소통활동을 담당하는 조직, 재단은 막스플랑크 등 특정 연구소나 대학에 소속돼있는 경우가 많다. 또, 독일 사이언스미디어센터는 미디어와의 소통에, 국립과학단체는 과학자 사이의 교류가 중심이 된다.

반면, WID는 12개 대학과 연구소가 멤버로 참여함으로써 특정 단체를 대변하지 않는다. 독일 연방교육연구부의 지원도 받고 있지만 정부에 얽매이지는 않는다. 정부가 아닌 민간이 과학 커뮤니케이션을 주도하는 셈이다.

그러다보니 보다 자유로운 형태의 과학문화 확산 활동을 활발히 전개한다. 재단이 표방하는 활동목적 역시 ‘모두를 위한 과학 커뮤니케이션(Science communication for everyone)’이다. 과학자들이 연구실을 뛰쳐나와 거리로, 대중 앞에 섬으로써 과학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고취시킨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WID는 떠다니는 과학센터 외에도 매년 특정 과학 관련 주제를 선정해 ‘썸머 사이언스 페스티벌’, 각종 토론회, 전시, 과학 비디오 경진대회, 어린 학생들의 과학 관련 관심을 고취시키는 ‘메이크 유어 스쿨(Make Your School)’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지는 과학기술에 대중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마르쿠스 바이스코프 WID 회장은 “과학은 우리 생활 속에 있으며 과학자와 대중이 신뢰를 쌓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우리 재단은 과학자들과 대중이 소통하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무대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과학의 해(Science Year)’ 주제는 ‘미래의 직장 생활(working life of the future)’이었다. 내년의 주제는 인공지능(AI)으로 정했다. 2016년과 2017년 주제가 ‘바다와 해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독일에서도 과학기술 전반에 불어 닥친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느낄 수 있었다.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다.

바이스코프 WID 회장은 “최근에는 과학을 둘러싼 연구 환경,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과학 커뮤니케이션 역시 새로운 형태가 필요하다”며 “독일 전역에서 과학계의 더 단단한 소통 체계를 갖추고, 각종 소셜미디어서비스(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하는 등 대중에게 다가가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yuni@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과학창의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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