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암 표적치료제 효과↑ㆍ부작용↓ 기술 개발
뉴스종합| 2018-11-01 10:03
단백질 보호막을 가진 약물 전달체 작동 모식도.[제공=UNIST]
- UNIST 연구진,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암(癌) 세포만 공격하는 똑똑하고 효과적인 치료제에 사용되는 중요한 기술이 국내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약물을 담아 옮기는 ‘나노 입자’를 ‘단백질 보호막’으로 감싸서 안전성과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자연과학부 유자형‧김채규 교수와 생명과학부 강세병 교수 공동 연구팀이 체내에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약물 전달체 플랫폼 기술과 물질’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약물 전달체는 글자 그대로 치료제를 담아 표적으로 삼은 세포에 전하는 물질이다. 기존에도 수만 가지의 약물 전달체가 개발됐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미미했다. 체내에 존재하는 수백 가지 단백질이 약물 전달체에 달라붙었기 때문이다. 이 현상 때문에 약물이 암세포 등 표적에 도달해도 치료효율이 매우 낮았고, 다른 장기에 영향을 미쳐 독성을 유발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연구진은 재조합 DNA를 이용해 ‘매우 안정한 부분’과 ‘암세포에만 달라붙는 부분’을 가진 재조합 단백질을 만들었다. 이후 이 단백질로 약물을 전달할 나노 입자 표면을 둘러싸 보호막으로 활용했다.

이 물질이 실제 생체환경에서도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생체와 유사한 환경을 만들고 일정 시간 동안 담가뒀다. 이때 단백질 보호막이 외부 단백질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지는 단백질학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10배 정도 효율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세포와 암세포를 이용한 약물 전달 효과도 살폈다. 단백질 보호막 약물 전달체는 오랜 시간 생체환경에 노출돼도 면역세포에 잡히지 않으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었다. 또 암세포를 가진 생쥐 실험에서도 기존에 보고된 약물 전달체에 비해 암세포를 더 잘 공격하면서 생체에 독성도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재형 교수는 “이번에 밝혀진 연구결과는 암 치료는 물론 다양한 질병의 진단과 치료, 열-광학 치료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향후 재조합 단백질의 설계를 다르게 하면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본혁기자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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