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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 뜬다고? 원도심은 ‘한숨’ 짓습니다
부동산| 2018-11-05 11:17
송도 포함 연수구 높은시세
노후화 중구와 격차 벌어져
도시재생·인프라 개선 시급


#. 인천시 중구에 거주하는 A씨(55세)는 최근 한숨이 늘었다. 20년 전 인천에서 터를 잡은 이후 처음으로 직장 문제로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하고 싶어도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A씨는 “다른 시(市)는 물론 다른 구(區)도 넘볼 수 없는 산이 됐다”고 토로했다.

인천시 주택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존에 형성된 원도심과 새로 개발한 신도심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를 위한 도시재생사업과 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2013년 이후 경기권과 나란히 상승 곡선을 그렸지만, 격차는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11월 기준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1㎡당 278만원으로 경기(342만원)의 81% 수준이다. 작년 같은 기간 47만원(인천 273만원ㆍ경기 320만원)에서 올해 64만원으로 차이는 더 벌어졌다.

노후도에 따라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송도동을 포함한 연수구 아파트가 현재 1㎡당 335만원으로 지역 내 상대적으로 높은 시세를 형성하는 사이 노후 산업단지와 주택가가 밀집한 중구는 241만원에 불과하다.

인프라 부족은 주거 만족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인천시 공원 조성률은 30.47%로 서울(80.72%)은 물론 대도시 평균인 46.65%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인천에는 고가도로 등 전체 교량 중 20년 이상 사용된 시설물이 전체의 46%인 98곳이나 된다. 30년 이상 사용된 교량도 30곳(12%)에 이른다. 안전과 삶의 질에 직결된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인천시의 1인당 GRDP(지역 내 총생산)는 2420만원으로 전국 평균인 2940만원보다 낮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인천의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이 34.5%로 경북(39.1%)과 경기(35.4%) 다음으로 높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가계의 재무건전성 악화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지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 내 공사 중인 인천 소재 업체의 수주 실적 비중은 16개 시ㆍ도 평균 이하”라며 “중소 건설업의 실질적인 시공 참여를 유도하는 내실 있는 보호ㆍ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신규 공공택지 공급이 지역 주택시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앞서 국토부는 6.15㎢ 면적의 서구 검암동ㆍ경서동 일원을 토지 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앞으로 이 지역에서 토지를 거래하려면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정찬수 기자/and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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