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한국, 선진국중 내년경제 가장 위험”
뉴스종합| 2018-11-13 11:30

무디스 ‘2019 신용전망 콘퍼런스’

미중 무역갈등 여파 타격
실업·고령화 갈수록 심각
부동산값 하락시 위험성↑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내년 주요 선진국 가운데 대한민국이 가장 큰 경제적 위협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긴축 등 대외변수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급속히 진행되는 고령화가 구조적 성장동력을 낮출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13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국신용평가와 공동으로 ‘2019년 한국 신용전망 콘퍼런스’를 열고 이같이 전망했다.

크리스티안 드 거즈먼 무디스 부사장은 “미국과 중국 간 통상 및 지정학적 갈등은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이라면서 “양국 간 갈등이 21세기의 글로벌 헤게모니(패권) 문제로 비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ㆍ중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3.1%에서 올해 2.5%로 꺾이고 내년에는 2.3%로 더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전망치 2.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경제심리 악화와 고용 둔화도 우려되는 요인이다. 거즈먼 부사장은 “(미ㆍ중 통상갈등발) 무역 불확실성과 유동성 긴축, 내부적 불확실성 등이 나타나면서 경제심리가 위축되고 있고 고용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실업률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4.0%, 내년 4.1%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앞서 12일 발간한 ‘2019년 글로벌 전망’에서도 △10여년만의 주요국 통화정책의 긴축전환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위축, △미중간 무역분쟁 등 악화되는 국제 경제 갈등, △현수준의 국제유가 유지 등을 내년도 3대 변수로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의 성장율 하락과 무역성장 둔화에 따른 타격이 가장 클 것으로 전망했다.

얼마전 한국과 일본의 고령화 문제를 지적했던 무디스는 이날에도 인구 고령화가 국내 신용전망에 부정적 요인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고령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부 부채가 2040년에 국내총생산(GDP)의 60% 넘는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구즈먼 부사장은 “강력한 구조조정이 없다면 인구 고령화의 비용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업에 대한 경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이 임대비율이나 소득대비 높은 수준인 경우 자산가격 조정 시 은행이나 구조화금융상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현재 우리 정부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집값 안정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양현조 한국신용평가 금융ㆍ구조화평가본부장은 “뚜렷한 개선추세를 보이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방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2016년 이후 악화되고 있다”면서 “거점지역의 경기 부진, 높은 부동산 익스포저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응력 차이는 신용도 차이를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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