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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물리학 등 기초과학응용에서 석유 시추까지, 슈퍼컴퓨터 활용성 무궁무진’
뉴스종합| 2018-11-22 11:14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폴리텍 대학(SPBPU) 슈퍼컴퓨터센터(SCS) 내 설치된 슈퍼컴퓨터 시스템.

-러시아 폴리텍 대학 슈퍼컴퓨터 센터, 정부와 기업 협력의 산물
-푸틴 대통령 직접 시찰한 첨단 시설, 가스프롬과 석유 매장지 탐사 협력 중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이승환 기자]‘통제 구역’이라고 적힌 철문이 열리자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시키는 형광 빛들이 10m 가량 줄지어 반짝인다. 어두운 공간은 ‘웅, 웅’ 거리는 냉각기, 환풍기 등의 소음으로 가득하다. 사무실 불을 켜자 유리벽 건너편으로 총 8개 아키텍처(Architecture)로 구성된 슈퍼컴퓨터가 눈에 들어왔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폴리텍대학(SPBPU) 내 연구단지에 위치한 슈퍼컴퓨터센터(SCS)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前 대통령)가 직접 시찰한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페츠코프 유진(Petukhov Eugene) 폴리텍대학 슈퍼컴퓨터센터장은 “하나의 아키텍처에 고성능 컴퓨터가 125개 정도 들어가 있는 폴리텍 대학의 슈퍼컴퓨터 시설은 산학 협력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러시아 최초의 대학 연구 시설”이라며 “폴리텍대학의 슈퍼컴퓨터센터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냉각 기술을 통해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슈퍼컴퓨터 시설의 발열 문제를 해결하며 설치 공간을 최소화했다”고 밝혔다. 

어둠 속에서 가동 중인 SCS 슈퍼컴퓨터.

▶정부 ‘설립 투자금’ㆍ기업 ‘IT 시설 구축’ 지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폴리텍 대학(SPBPU) 내 연구단지에 위치한 슈퍼컴퓨터센터(SCS) 러시아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의 산물이다. ‘2014~2020년 복합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한 우선순위 연구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러시아 연방 정부가 투자를 책임졌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소재 제조기업인 ‘RRS-Baktika’가 슈퍼컴퓨터 기본 시스템의 개발 및 공급과 데이터 통합 시설의 구축을 담당했다.

최신 엔지니어링 인프라와 1MW(메가와트)급 전력을 소비하는 첨단공학시설인 SCS는 ▷폴리텍 RSC Tornado ▷폴리텍 RSC PetaStream ▷폴리텍 NUMA 등을 슈퍼컴퓨터의 핵심 리소스로 구축하고 있다.

클러스터 시스템인 ‘폴리텍 RSC Tornado’는 최대943 TFLOPS(테라플롭스)의 성능을 지닌 러시아 3대 고성능 슈퍼컴퓨터다. ‘폴리텍 RSC Tornado’는 복잡한 데이터 처리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3차원(3D) 그래픽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작업장 등에 클라우드,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 및 그래픽 서비스를 제공한다.

‘폴리텍 RSC PetaStream’은 초고속 멀티스레딩 기능을 탑재한 대용량 병렬 컴퓨터 시스템으로 7만개 이상의 산출 체계를 갖춘 러시아 유일의 슈퍼컴퓨터 리소스다.

SCS의 슈퍼컴퓨터 시스템은 데이터 저장 시스템과 함께 공유ㆍ저장되며 운영 및 모니터링을 위한 통합 시스템의 지원을 받는다.

SCS의 전력공급은 러시아 전력회사인 레네네르고(Lenenergo)가 관리하는 두 개의 변전소를 잇는 독립된 케이블회선을 통해 이뤄진다. 폴리텍 대학은 좁은 공간의 슈퍼컴퓨터 시설에서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SCS 내 발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개발하는데 노력해왔다. SCS는 자체 개발한 ‘액체냉각 고효율 시스템’을 통해 공간 대비 슈퍼컴퓨터센터의 효율을 극대화했다.

페츠코프 유진(Petukhov Eugene) 폴리텍대학 슈퍼컴퓨터센터장이 자체 개발한 수냉식 냉각 기술 소개하고 있다.

▶복잡한 데이터 처리ㆍ예측 불가능한 환경ㆍ막대한 비용 극복= 현재 폴리텍 대학의 슈퍼컴퓨터는 러시아 소재의 연구기관들이 진행하고 있는 과학적 문제해결을 위해 이용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초고난도 수학적 계산 및 복잡한 단계의 모델링이 필요한 응용 프로세서 등에서 SCS의 슈퍼컴퓨터가 활용되고 있다. 예컨대 예측 불가능한 대기 상태에서 항공기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에 슈퍼컴퓨터가 쓰이고 있다.

아울러 천체 물리학 분야에서도 슈퍼컴퓨터의 활용성은 뛰어나다. 10억 개 이상의 전산 셀을 통해 고해상도로 은하의 충돌을 시뮬레이션해 별의 생성 및 소멸 그리고 화학적 진화 등에 대한 연구가 가능한 상태다. 

페츠코프 유진(Petukhov Eugene) 폴리텍대학 슈퍼컴퓨터센터장

페츠코프 유진 센터장은 “슈퍼컴퓨터는 기초과학과 엔지니어링 공학 측면에서 사람의 힘으로 해결하기 힘든 연구 과제를 풀 수 있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라며 “우리가 실생활에서 접하기 힘든 우주 물리학과 경제적 비용 부담이 상당한 원자, 대기 환경 등 항공기학 및 재료공학 분야에서 슈퍼컴퓨터의 활용성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폴리텍 대학은 현지 기업들과 적극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실제 사업에서 슈퍼컴퓨터의 경제적 효용성을 높이는데도 적극적이다. 특히 러시아 최대 사업인 석유에너지 분야에서 슈퍼컴퓨터의 활용도는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SCS는 세계 최대의 가스 생산 업체인 가스프롬 그룹의 계열사인 가스프롬오일과 함께 석유 매장지를 탐사하는데 슈퍼컴퓨터를 활용하고 있다.

페츠코프 유진 센터장은 “석유 매장지를 탐사하는 일은 갱을 설치하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가 필요하는 등 상당한 비용이 들어가는데 슈퍼컴퓨터의 시뮬레이션 모델링을 통해 경제적 부담을 상당히 줄이고 채산성 높은 석유 시추를 가능케 하고 있다”며 “아직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상태지만 꾸준히 가스프롬 등 석유 시추 관련 기업과 협력해 경제성을 확보한 석유 탐사에 슈퍼컴퓨터의 활용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nice@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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