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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1노조 ‘탈퇴 릴레이’
뉴스종합| 2018-11-27 11:22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 홈페이지 게시판에 오른 글.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게시판 캡처]

노사교섭중 무리한 요구 실망
채용비리 이후 95명 빠져나가
2노조 가입률은 소폭 상승세


서울교통공사 제1노동조합 조합원들의 탈퇴 릴레이에 불이 붙는 조짐이다.

공사에서 친ㆍ인척 채용비리가 불거진 지난 달 이후 이달까지 한달여간 근 100명이 제1노조인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9~10월 사이 탈퇴자 수(11명)의 9배 수준이다.

제1노조가 사측과 교섭중 협상력을 높이고자 무리수를 던졌다는 말이 퍼지면서 탈퇴를 예고ㆍ종용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는 상황이다.

27일 공사의 올 하반기 노조 현황을 보면, 민주노총 계열인 공사 제1노조 가입자 수는 지난 7월(20일 기준) 1만1766명, 8월 1만1750명, 9월 1만1737명, 10월 1만1726명으로 10여명씩 소폭 감소하다 11월 1만1631명으로 95명이 줄지어 탈퇴했다.

노조 가입률도 7월 74.1%에서 11월 73.6%로 하락했다. 무리한 정규직화 과정에서 불만이 쌓인 조합원이 본격적으로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다수의 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탈퇴 행렬은 지금보다 더 큰 규모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제1노조 집행부가 사 측과 승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에 대한 교섭 중 도를 넘은 행동을 했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어서다.

제1노조는 지난 9월 사 측과 ‘서울시가 노사 양측에 제시한 합의서’를 공유했다. ‘7급보 연내 재시험 실시’, ‘5급 근속자의 4급 승진’, ‘전자동 운전 등 사회적 논의 참여’ 등 노조의 요구 상당수가 담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당시 교섭에 일절 관여한 바 없다는 뜻을 분명히 알리면서 안 자체를 노조에서 만든 후 둔갑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서울시가 이달 중순 “노조가 협상력을 높이려고 (안을 자체적으로)만들어 마치 서울시 의견인 것처럼 사측에 전달했다”는 질책섞인 말을 전한 후엔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의 분노가 극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조합비는 기본급의 1.6%로 만만치 않은 액수”라며 “승진 문제, 비정규직 전환 문제 등에서 이렇다할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이젠 조합원을 기만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커져 분노가 폭발한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제1노조 게시판엔 ‘노조가 조합원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냐’, ‘서울시의 제시안이 조작이면 노조를 해체해야 한다’는 등 성토가 이어졌다. ‘1000명만 집단 탈퇴해도 노조가 식겁한다. 제발 움직이자.’, ‘탈퇴는 개인 자유’, ‘올해 성과급을 받으면 노조를 나가겠다’ 등의 글도 올라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잘못 알려진 사실을 바로잡는 방식으로 조합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원미달로 노사협의회 등 교섭 대부분에 참여할 수 없는 한국노총 계열의 제2노조인 서울교통공사통합노동조합에 몸 담은 조합원 수는 제1노조와 달리 조금씩 늘고 있다. 지난 7월 2386명, 8월 2411명, 9월 2426명, 10월 2431명, 11월 2437명 등 소폭이지만 꾸준히 증가중이다. 가입률도 7월 15.0%에서 11월 15.4%로 오른 모습이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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