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
의류 건조기 내년 200만대 ‘큰 장’ 선다
뉴스종합| 2018-12-05 08:14
LG전자 14kg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 트롬 건조기. 건조기 아래 미니 통돌이 세탁기를 설치해 동시 사용이 가능하다. [제공=LG전자]

- 올 150만대…작년 대비 2.5배 급성장
- ‘필수가전’ 김치냉장고 초반 판매증가율 능가
- 미세먼지ㆍ맞벌이 증가에 혼수품목 등극
- LGㆍ삼성 14kg이어 16kg 대용량 잇단 출시
- 내년 200만대 시장 놓고 ‘한판승부’ 예고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최근 급성장세를 이어가는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이 내년 시장규모 200만 시대를 연다. 이는 ‘가전의 꽃’으로 불리는 TV시장(150만~200만대)과 맞먹는 규모다. 

사시사철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와 여름철 습한 날씨로 문을 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이 일상화한데다, 맞벌이 부부 증가로 가사 노동시간을 줄여주는 건조기 만족도가 입소문을 타면서 ‘필수가전’으로 자리매김한 데 따른 결과다.

여기에 베란다를 없애거나 축소하는 아파트 인테리어 트렌드도 건조기 수요 증가에 한 몫 하고 있다.

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류 건조기 시장은 올해 150만대로 추산된다. 판매액 기준 2조원 이상이다.

작년 60만대에서 2.5배나 뛰었다. 업계는 건조기 보급률이 아직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어 내년에는 200만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건조기 시장은 2016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급팽창 중이다.

옷감손상 우려가 큰 ‘열풍’방식에서 냉매를 사용한 ‘히트펌프’ 방식으로 전환되면서다.

2015년 5만대, 2016년 10만대에서 2017년 60만대로 6배 급증했다.

이는 집집마다 한대씩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은 김치냉장고의 초반 판매 증가율을 능가한 수치다.

김치냉장고는 1995년 만도기계가 첫 출시한 이후 연간 130만대를 돌파하기까지 10년이 걸린 반면, 건조기는 ‘히트펌프’ 전환 이후 불과 2년 만에 150만대 고지에 올랐다.

건조기가 ‘레드오션’ 가전시장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자 LG전자와 삼성전자 국내 가전 ‘톱2’는 올들어 14kg와 16kg 대용량 건조기 2개 모델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작년 3월 국내 건조기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가 올해 3월 14kg 건조기로 대용량 시장 포문을 열자, 16kg에서는 LG전자가 지난달 초 사전예약 판매에 먼저 돌입하며 선두주자임을 과시했다.

LG전자는 이달 20일부터 16kg 건조기를 순차 배송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16kg 건조기는 건조성능을 좌우하는 냉매의 양을 기존보다 20% 늘리는 등 ‘듀얼 인버터 히트펌프’를 보다 향상시켰다”며 “건조기 하단에 통돌이세탁기인 미니워시를 결합해 세탁기와 건조기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건조기 '그랑데' 16kg. 슈퍼 킹사이즈의 두꺼운 이불도 한번에 건조할 수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도 지난달 말 16kg 건조기 ‘그랑데’를 본격 출시했다.

‘그랑데’는 건조통 내부 온도가 최고 60도를 넘지 않는 ‘마법의 60도’ 설계로 옷감 손상을 최소화했다.

또 히터와 저온제습 인버터 기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방식으로 초반 일정온도에 도달할 때까지는 빠르게 예열해 추운 겨울 날씨에도 성능저하 없이 최적의 건조가 가능하도록 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양사는 일반 소비자에 이어 B2B(기업간 거래)나 렌탈시장에도 적극 나서며 건조기 저변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우전자 '클라쎄' 건조기(10kg) [제공=대우전자]

대우전자, 캐리어 에어컨, 위닉스 등도 건조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틈새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전자 클라쎄 건조기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10kg용량 건조기를 내놨고, 캐리어에어컨은 1~2인 가구를 겨냥해 3kg 소용량 제품을, 위닉스는 회당 전기요금이 109원인 독일 AEG와 공동개발한 건조기를 출시했다. 

가전 유통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10월까지 작년보다 건조기 판매량이 180% 늘었다”며 “특히 신혼부부 사이에서 ‘건조기는 사랑’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혼수 필수품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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