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김관종 닷밀 디렉터 “혼합현실 기술력 완비, 새해 MR 테마파크 진출한다”
게임세상| 2018-12-10 16:43


지난 11월 30일 수많은 유동인구가 지나다니는 강남역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가상현실(VR) 테마파크 'VR 스테이션'이 문을 열었다. 해당 매장에는 반다이남코 어뮤즈먼트가 자랑하는 마리오카트ㆍ드래곤볼ㆍ에반게리온ㆍ건담 등 다채로운 VR콘텐츠가 모습을 드러냈으며, 국내 VR게임 개발사들의 게임과 어트랙션도 선보이면서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VR 스테이션에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된 곳은 바로 닷밀의 'MR(혼합현실) 미디어아트 존'이었다. 국내 최초로 상설 운영을 시작한 해당 매장은 강남대로에서부터 우주와 블랙홀, 판타지 포레스트 등 개성 넘치는 콘텐츠들이 천장을 제외한 5면에 환상적인 비주얼로 구현되며,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인터랙티브 요소도 적용됐다. 

해당 미디어아트 존 제작에 참여한 김관종 닷밀 테크니컬 디렉터는 대학 졸업 이후 약 7년 여간 프로젝션 맵핑과 인터랙티브 콘텐츠 제작 등 미디어콘텐츠 분야를 경험해온 전문가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VR 스테이션'을 준비 중이었던 현대IT&E와의 긴밀한 협업 속에서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했고, 그 결과 수준 높은 국내 최초 '미디어아트 존'을 완성해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김 디렉터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처음으로 실제 크기의 테스트룸에서 콘텐츠를 제작하고 테스트하는 경험을 했고,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인터랙션 적용, 하드웨어 구성까지 자체적인 파이프라인을 완벽하게 구축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여러 가지 미디어콘텐츠가 하나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거대한 테마파크를 구축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콘텐츠 계의 '멀티 플레이어'
사실 김관종 닷밀 테크니컬 디렉터에게 '미디어콘텐츠' 분야는 첫 번째로 꿈꾸는 직업은 아니었다. 대학에서 멀티미디어 공학과의 게임 프로그래밍을 전공한 그는 졸업을 앞두고 다양한 외주개발에 참여했고, 그 과정에서 미디어콘텐츠 제작사의 학생 인턴을 통해 처음으로 프로젝션 맵핑(벽면에 프로젝터로 영상을 투사해, 새로운 성격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기술)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접하게 됐다. 이는 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의 심화 과정과 같았고, 이후 여러 기업을 거친 뒤 마침내 미디어콘텐츠 전문 기업으로 성장해오던 닷밀과 만나게 됐다. 

그가 이끄는 닷밀의 테크팀은 회사 내에서 일명 '멀티 플레이어'로 불린다. 콘텐츠 기획 초기 단계에서 실현 가능성을 체크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해 미디어서버 기획 및 제작, 빔프로젝터ㆍ센서ㆍ미들웨어 등 하드웨어 솔루션 설계 및 시뮬레이션, 현장 테스트 등 실제로 미디어콘텐츠가 구현되기 전까지의 모든 작업에 참여하기 때문이다. 더불어 클라이언트에게 하드웨어 발주와 같은 기술적인 부분을 설득하고, 현장 설치 과정에서 장비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기도 한다. 김 디렉터는 "미디어콘텐츠 작업에서 우리 팀은 맨파워가 많이 요구된다"며, "기획자부터 개발자, 설치팀, 클라이언트까지 다양한 사람들과의 소통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도중, '미디어아트'와 '미디어콘텐츠'라는 단어의 차이점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났다. 지금까지 닷밀이 선보인 작업물들은 일반적으로 대중이나 매체에서는 미디어콘텐츠보다 미디어아트라는 단어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디렉터는 닷밀이 선보이는 콘텐츠는 정확히 말하면 '인터랙티브 요소가 추가된 미디어콘텐츠'가 맞는 표현이라고 답했다. 예술적인 요소를 지향한다는 점은 맞지만, 순수예술 분야에서 추구하고 영역을 구축해온 미디어아트와는 분명한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어디서부터 미디어아트가 대명사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저희가 처음부터 이야기한 내용은 아니에요. 대중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술관에서 볼 수 있는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라 디지털과 연결된 모든 작품을 '미디어아트' 영역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아트라는 단어 자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순수예술을 하시는 분들이 만들어놓은 미디어아트와는 결이 다르기 때문이죠."
 



국내 최초 '미디어콘텐츠' 존 탄생
닷밀은 지난 11월 30일 현대IT&E의 'VR 스테이션'과 함께 국내 최초로 상설 운영되는 'MR 미디어아트 존'을 오픈했다. VR이나 MR 기기 대신 일반인들이 맨눈으로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자, 닷밀은 프로젝션 맵핑과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활용해 해당 매장을 꾸몄다. 이에 18대의 빔프로젝터가 천장을 제외한 공간 내 5면에 영상을 투사하며, 모든 관람객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는 독특하고 직관적인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더해져 직접 체험하는 즐거움이 강조됐다.

이처럼 완성도 높은 작업물을 얻기 위한 과정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프로젝터 18대로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고, 이를 여러 대의 미디어서버로 시간차 없이 구현해야했기 때문이다. 또한 실제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장하는 미디어콘텐츠 존인 만큼, 데이터 관리부터 하드웨어 플래닝, 클라이언트에 최적화된 UㆍI(유저 인터페이스) 제작까지 전반적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다행히 그동안 다양한 국내외 행사와 이벤트를 통해 쌓아온 기술력과 노하우는 김 디렉터를 비롯해 기획 팀, 영상 팀, 테크 팀의 손에서 빛을 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대IT&E와의 긴밀한 협업은 큰 도움이 됐다. 기본적으로 미디어콘텐츠를 선보이기 위해서는 콘텐츠를 PC에서 시뮬레이션한 뒤, 매장이 지어진 후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테스트할 수 있다. 그러나 대규모 공간에서 하드웨어나 콘텐츠의 몰입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이번 프로젝트는 오픈 두 달 전부터 실제 크기로 제작된 테스트룸에서 동일한 장비 구성으로 콘텐츠를 직접 시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이에 따라 영상 팀과 테크 팀도 콘텐츠 기획과 테스트에 보다 많은 리소스를 투입할 수 있었다.

"앞서 테스트룸에서 사전에 콘텐츠를 점검한 적은 있지만, 실제와 똑같은 테스트룸을 구성해서 진행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다행히 양사가 완성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공유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닷밀이 다져온 자체 파이프라인의 기술력도 발전하면서, 앞으로 지금보다 큰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생각해요."
 



닷밀이 주도하는 테마파크 '목표'
김관종 디렉터는 VR 스테이션의 'MR 미디어아트 존'을 통해 뚜렷한 첫 번째 족적을 남긴 만큼, 앞으로 닷밀과 함께 지금보다 큰 공간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규모 면에서의 확대도 의미하지만, 보다 역동적이고 재미있는 인터랙티브 요소를 추가하고 몰입도 역시 한층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다. 이를 바탕으로 김 디렉터는 궁극적으로 여러 개의 미디어콘텐츠 존이 하나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선보이는 색다른 테마파크를 구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닷밀에 처음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미디어콘텐츠가 하나의 이야기를 이루는 테마파크를 구성하는게 꿈이에요. 처음에는 막연하게 쉽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를 거쳐 오면서 문제점과 준비해야할 점들을 명확히 파악하고 개선해왔습니다. 언젠가 닷밀의 주도로 선보일 미디어콘텐츠 테마파크를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통합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 한해 평창 동계올림픽 개ㆍ폐회식을 비롯해 남북 평화협력 기원 공연, 남북정상회담 환송행사 등 미디어콘텐츠의 아름다움을 전 세계에 선보여온 닷밀의 혼합현실 공간사업 진출이 시작됐다. 이에 닷밀과 김관종 테크니컬 디렉터가 앞으로 선보이게 될 미디어콘텐츠 기반 테마파크는 어떤 모습으로 성장하게 될지 주목해보자.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