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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비위·의료사고·총파업…가천대 길병원 ‘악재 겹친 무술년’
뉴스종합| 2018-12-24 11:45
60돌 재도약 기약에도 불명예 얼룩

무술년(戊戌年)이 저물가는 올 한해가 가천대 길병원으로서는 ‘최악의 해’로 남게 됐다. 병원 비위를 비롯해 의료사고, 병원 설립 후 첫 노조 총파업 등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르면서 길병원 위상이 흔들리는 한 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지난 1958년 이길여 이사장이 길병원을 설립한지 6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의료 100년을 이끌겠다’고 다짐했는데 불명예로 얼룩지게 됐다.

길병원은 지난 19일 노조의 총파업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인천ㆍ부천지역본부 가천대 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는 지난 7월 병원측과 18차례 단체교섭과 2차례 조정회의에도 노사가 핵심쟁점을 두고 합의하지 못해 결국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4개월여 교섭기간 동안 병원측과 교섭을 진행했으나 몇가지 선원적인 것 외에는 제대로 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 파업으로 인해 병상 운영은 기존의 1/3 이하로 떨어졌다. 현재 1400병상 중 약 370병상, 응급실도 250병상 중 80병상 정도만 운영되고 있다. 병원측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은 떨어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앞으로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노조와 원만한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길여 이사장이 직접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비위사건도 길병원에 타격이 컸다. 지난 6월 길병원 의사들이 유명 제약회사의 자회사로부터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혹에 대해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중이다. 지금은 길병원을 떠난 해당 의사들은 당시 특정 약품을 사용하는 대가로 돈을 챙긴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길병원 원장 이 모(66)씨는 뇌물 공여와 배임 혐의 등으로 경찰 조사를 받아오다 검찰에 송치됐다. 이 씨는 정부의 ‘연구중심병원’ 선정과정에서 보건복지부 국장급 공무원에게 법인카드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뇌물 수억원을 준 혐의로 검찰수사중이다. 그는 또 소관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회의원과 인천지역 국회의원 15명의 후원회에 ‘쪼개기 후원’ 방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낸 혐의도 받았다.

게다가 길병원에서는 잇따른 의료사고로 인해 ‘의료 신뢰도’가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3월 개인병원에서 난소에 혹이 보인다는 진단을 받고 길병원 산부인과를 찾아 물혹 제거수술을 받은 50대 여성이 멀쩡한 신장을 잃었다. 길병원 산부인과 의사가 이 여성의 난소 물혹을 제거하는 수술 과정에서 대장 부근에 악성으로 의심되는 종양이 있다는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이를 제거했으나 의료진이 떼어낸 것은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 신장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지난해 10월 김모(37) 씨는 다리 부종을 치료하기 위해 시술을 받은 뒤 희귀난치병에 걸리는 의료사고도 발생했다. 병원 관계자는 “올 한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는 해”라며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평년에는 이정도까지는 아니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악재가 겹쳤던 길병원으로서는 병원의 명예를 다시 회복하는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천=이홍석 기자/gilb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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