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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냐 재협상이냐…英 어디로…
뉴스종합| 2019-01-16 11:51
합의안 의회서 최대표차 부결
메이 총리 불신임 위기 직면
제2국민투표 시나리오도 거론
글로벌시장 영향 제한적일듯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EU 탈퇴) 합의안’이 영국 의회 사상 최대표차로 부결되면서 영국 정치와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영국의 정국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당장 테리사 메이 총리는 불신임 위기에 놓였다. 노동당이 즉각 불신임안을 제출했기 때문이다.

영국의 EU 탈퇴 시한은 3월 29일이다. 양측의 선택지는 EU-영국 간 재협상을 통한 새 합의안 도출, 제 2차 국민투표, 그리고 ‘노딜(no-deal) 브렉시트’ 등 3가지로 압축된다.

▶혼란의 영국 정부…메이 총리 ‘불신임’ 투표 향배는?=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후 야당인 노동당 제레미 코빈 대표는 메이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불신임안이 통과될 경우 조기 총선 가능성이 높다. 영국의 ‘고정임기 의회법’에 따르면 불신임 투표에서 노동당이 이길 경우 하원은 14일 내에 현 내각이나 대안 내각에 대한 신임안을 표결한다. 이 기간 동안 내각이 신임을 받지 못하면 의회는 해산된다. 조기총선은 25 회기일 내에는 열릴 수 없다.

만약 조기 총선을 통해 현 노동당이 주도하는 정권이 내각을 잡게 되면, 메이 총리가 이끌어온 현재의 ‘브랙시트 협상’은 통째로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현재로선 불신임안 가결 가능성은 낮다. 영국 가디언은 “민주연합당이 즉각 총리 신임을 지지할 것이라고 표명했고,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 유럽리서치그룹(ERG)도 총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메이는지금까지는 안전해보인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노동당의 정부 불신임안은 반드시 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 정부가 재신임을 받게 되면 메이 총리는 곧바로 ‘플랜B’(차선책)를 만드는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BBC 등에 따르면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후 메이 총리는 오는 21일까지 플랜B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이 총리는 “토리당을 비롯해 민주연합당, 이외 각당 지도부와의 건설적인 정신를 통해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렉시트 시나리오=일단 EU와 영국정부간 재협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예상된다. 메이 총리가 할 수 있는 제안은 두 가지다. 의회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수준으로 EU와 수정합의안을 만드는 것과 오는 3월에 예정된 브렉시트 발효시한을 늦추는 것이다. 다만 EU와 협상 여지가 많지는 않다.

재협상 테이블에서 핵심 이슈는 보수당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백스톱(Backstop) 조항이다. 백스톱은 EU 회원국으로 남는 아일랜드와 영국령인 북아일랜드 간 국경 문제를 놓고, 영국과 EU가 영국을 일정 기간 EU 관세동맹에 잔류시키기로 타협한 조항이다. 다만 12월 EU 회원국 정상들은 백스톱 관련 합의에 대한 EU의 법적ㆍ정치적 확약이 필요하다는 메이 총리의 호소에도 관련 재협상을 거절한 바 있다.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라 브렉시트 발효시한을 오는 7월까지 연기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메이 총리는 ‘시한 연기’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은 상태다.

제2차 국민투표에 붙이는 방법도 있다. 앞서 영국은 지난 2016년 제1차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의 EU 탈퇴를 결정했다. 보수당과 노동당 등 상당수 의원들이 제2차 국민투표에 찬성하고 있지만, 메이 총리와 코빈 노동당 대표는 부정적이다.

노르웨이 모델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노르웨이 모델은 EU 회원국은 아니지만, EU 단일시장 접근은 허용하는 것으로 일종의 ‘소프트 브렉시트’로 불린다. 다만 노르웨이 모델이 브렉시트를 거의 무의미하게 만들 것이라는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노딜 브렉시트’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것을 말한다.

▶시장 영향은 제한적…불확실성은 확대 =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이 금융 시장 등 세계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하지만 향후 브렉시트 정국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의 변동성도 동시에 높아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16일 블룸버그, BBC, CNBC 등에 따르면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합의한 부결 이후 노딜 브렉시트에 대한 우려가 상당수 사라지면서 소폭 상승했다. CNBC에 따르면 브루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브루크바 최고 투자 책임자는 “부결로 인해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극적으로 줄었으며, 어떻게든 어떤 종류의 거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손미정 기자/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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