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손혜원 ‘목숨 베팅’…정치, 도박의 역사
뉴스종합| 2019-01-19 08:27
- 무죄 결론난 이완구ㆍ박지원ㆍ홍준표

- 실패한 최경환ㆍ이정현ㆍ박종진

- 목숨을 거는 베팅은 ‘협박’이라는 지적도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이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언론의 관련 보도에 관해 반박 및 해명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최경환ㆍ이완구ㆍ홍준표ㆍ박지원 그리고 손혜원.

많은 정치인이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정치적 베팅(bettingㆍ도박)’을 했다. 그중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 목숨을 거는 방법이다. 차명투기 의혹에 휩싸인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방법을 택했다. 손 의원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재산을 모두 걸 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직도 사퇴하겠다. 목숨을 내놓으라면 그것도 내놓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 가지로 해석한다. 정말 큰 잘못이 있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는 심정, 혹은 ‘정말 억울해서’다. 특히 한번 구설에 오르면 그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타격을 받는 정치인은 사건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조기에 베팅하기도 한다.

▶무죄로 결론난 사안들=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완구 전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 때문에 목숨을 걸었다. 이 전 총리는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만약 돈을 받은 증거가 나오면 총리직 정도가 아니라 내 목숨을 내놓겠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나선 홍 전 대표는 성완종 리스트 의혹이 유죄로 나온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 전 총리 의혹의 핵심은 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목숨을 걸었지만, 의혹이 불거지자 이 전 총리는 70여일만에 총리직에서 내려와야 했다. 홍 전 대표도 대선 기간 동안 이로 인해 공격받았다. 일각에서는 아직 의혹이 풀리지 않았다는 주장을 하지만, 법원의 최종 판단은 무죄였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도 목숨을 건 일이 있다. 박 의원은 2008년 솔로몬저축은행으로부터 2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10년과 2011년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 임건우 전 보해양조 회장 등으로부터 6000만원 가량을 수수한 의혹도 있었다. 박 의원은 당시 “돈 받았다면 지역구인 목포역전에서 할복이라도 하겠다”고 했다. 해당 사건도 무죄로 판결 났다.

▶실패한 도박들= 실패한 베팅도 있다. 최경환 한국당 의원은 특수활동비 의혹이 불거지자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유죄였다. 국가정보원에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은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아직 대법원 판결이 남아있지만, 일단은 유죄인 셈이다.

무소속인 이정현 의원은 탄핵 국면 당시 “야당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다가 손을 집어넣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이 의원이 정치적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면서 이 의원의 발언은 비수가 돼 돌아왔다. 그는 장을 지지는 대신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탈당했다.

송파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던 박종진 전 후보는 “3등을 한다면 송파에 있는 석촌호수에 뛰어들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 전 후보는 실제로 3등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곤란에 처하게 됐다. 송파구청, 송파경찰서 등에서 석촌호수 입수의 위법성을 지적하면서 만류했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석촌호수에 들어가지 못했고, 한 방송에 출연해 목욕탕에 입수했다.

▶‘목숨 베팅’은 국민을 상대로 한 협박= 그러나 베팅의 성공 여부를 뒤로하더라도 정치인이 목숨을 거는 행위에 대해서는 비판이 따라붙는다. “국민을 상대로 협박하는 격”이라는 것이다.

홍 전 대표가 ‘자살’을 말했던 대선 당시 같은 후보였던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억울한 것이 있으면 재판으로 풀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당은 할복자살 발언을 한 최 의원을 겨냥해 ‘대국민 겁박’이라고 했다.

손 의원의 목숨 베팅에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왔다. 과거 자신도 목숨을 걸었던 박 의원도 “손 의원은 차명이나 투기했다면은 자기 목숨, 재산, 의원직 걸겠다고 강하게 나왔는데 이건 그러실 사안이 아니다”며 “검찰에 본인 스스로 수사 의뢰해서 그 의혹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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