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 이외 실물경기 총체적 부진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제조업과 서비스업 등 실물경기가 총체적인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설비투자가 4.2% 감소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9년만에 가장 큰폭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능력은 1971년 지수 작성 이래 처음, 사실상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전산업생산은 1.0% 증가하는데 머물러 2000년 통계작성 이후 역대 최소 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현재 경기상태를 보여주는 경기종합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4월 이후 9개월 연속, 가까운 미래의 경기를 보여주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개월 연속 각각 하락했다. 동행 및 선행지수가 동시에 하락한 것은 1970년 통계작성 이후 사상 처음이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소비는 그나마 호조를 보였지만, 기업들의 생산 활동과 설비투자가 동시에 위축되면서 우리경제가 과거 금융ㆍ경제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침체의 늪에 빠져들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먼저 12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생산과 투자가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동반 감소했다. 전산업생산은 광공업(전월대비 -1.4%)과 서비스업(-0.3%)이 동시에 줄어들면서 전월대비 0.6% 감소했다. 광공업 무문의 경우 자동차(-5.9%)와 반도체(-4.5%) 등 주력산업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특히 그동안 우리경제를 이끌어왔던 반도체 생산은 1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설비투자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설비 등 기계류(-2.4%)가 줄어들면서 전월대비 -0.4%, 전년동월대비 -14.5% 감소세를 보였다. 건설기성은 2.4% 증가했으나 건설 수주는 건축(-17.6%)이 급감하면서 전년동월대비 7.0% 줄어들었다.
반면에 소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액 지수는 내구재와 비내구재가 모두 증가하면서 전월대비 0.8% 증가했다. 소매판매는 작년 10월 0.2%, 11월 0.5% 증가에 이어 석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증가폭은 1%에 미치지 못해 탄력이 둔화된 상태다.
지난 1년 동안의 산업활동 지표를 보면 생산활동이 위축되고 신규 설비투자 및 증설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통한 설비 축소와 폐업이 잇따르면서 우리경제의 총체적 생산능력 자체가 경제개발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산업생산은 전년대비 1.0% 증가하는 데 머물러 2000년 관련 지수 작성 이후 역대 최소폭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2016년 3.1%에서 2017년 2.3%로 줄어든 데 지난해 1%로 한단계 더 축소되면서 거의 정체국면에 빠진 셈이다.
특히 지난해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전년보다 4.2%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9.6%) 이후 최대폭으로 줄었다. 이처럼 설비투자가 줄어들고 기업 구조조정과 폐업이 증가하면서 제조업 생산능력은 전년보다 1.1% 줄어 사상 처음 감소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소매판매는 지난해 4.2% 증가해 2011년(4.6%) 이후 7년만의 최대폭 증가하면서 경제를 지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경제활력을 위해선 투자와 수출을 활성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여기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통계청 발표와 관련해 “소비흐름 등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나가고 대규모 프로젝트(Big Project)를 신속하게 추진하는 등 투자 분위기를 확산시켜나갈 것”이라며 “2월중 수출활력 제고방안을 마련하는 등 경제활력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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