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화한다지만…바른정당계 반발 예고
-당 지도부도 “통합 가능성 높지 않다”
바른정당계ㆍ국민의당계 중진 간 입장차가 커지면서 바른미래당의 분열도 자극되고 있다. 사진은 박주선(왼쪽) 바른미래당 의원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악수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바른미래당의 모호한 정체성이 당 분열을 자극하고 있다. 바른정당계ㆍ국민의당계 중진 간 입장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와 민주평화당 내 옛 국민의당 출신 중진들은 지난달 30일 여의도에서 오찬 회동을 했다. 이들은 양당 통합의 조기 추진 필요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노갑ㆍ정대철 평화당 상임고문 주도로 만든 이 모임에는 박주선(4선)ㆍ김동철(4선) 바른미래 의원, 장병완(3선) 평화당 원내대표 등 5명이 참석했다.
한 관계자는 “참석자들은 이날 호남 기반 두 정당의 총선 전 조기 통합을 추진하는 데 원칙적 의견 일치를 봤다고 한다”며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을 넘는 대안 정당을 꾸리는 데 동의한 것”이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각각 손학규 바른미래 대표, 정동영 평화당 대표 등 지도부를 만나 이런 내용을 전달한 후 의견 수렴 절차에 나서기로 했다. 바른미래 관계자는 “아직 당 차원에서 (통합을)추진하는 것은 아니다”며 “일단 지역 기반이 같은 이들끼리 첫 논의를 한 후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논의 가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바른미래 내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클 전망이다.
유승민(4선) 바른미래 전 대표가 중심되는 바른정당계 중진들은 개혁보수를 당의 핵심 노선으로 보고 있다. 현 정치 지형에선 호남권보다는 영남권에 더 가까운 성향이다. 유 전 대표는 최근 손 대표, 김관영 바른미래 원내대표 등을 만나 이같은 뜻을 재차 전달했다. 국민의당계가 주장하는 ‘보수ㆍ진보를 아우르는 중도통합’과 맞지 않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김관영 바른미래 원내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며 “당이 갈 길을 가다가 도저히 안 되니 모이겠다는 게 국민에게 얼마나 감동을 줄 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달 8~9일로 잡힌 당 연찬회가 당내 중진들의 최근 현안을 둘러싼 공식적인 논의 자리가 될 예정이다. 당의 정체성 등에 대한 토론 내용이 이들의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 이후 내년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질 수 있다”며 “특히 바른미래가 5~7% 지지율에 갇혀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할 시 분열은 더욱 커질 조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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