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 우려 확산 “분열 불가피”
“홍준표 거부감이 되레 결집 상승”
자유한국당의 2ㆍ27 전당대회가 가까워질수록 바른미래당이 어수선해지는 분위기다. 유력 당권주자인 친박(친박근혜)계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비박(비박근혜)계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누가 대표가 된다해도 분열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바른미래 내부에선 “차라리 홍준표 전 대표가 힘을 얻길 응원해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는 당초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아야 분열 조짐이 잠잠해진다고 내다봤다.
최근 탈당을 고심 중으로 알려진 바른미래 내 바른정당계 인사 상당수는 친박계를 등지고 당에 합류했다. 황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 대신 권한대행까지 맡은 인물이다. 한국당이 ‘도로 친박당’이 되면 탈당 명분이 사라지는 구조였다.
그런데 바른미래 내부 분위기는 황 전 총리가 연일 통합을 외치면서 급변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한국당 입당식부터 대표 출마식까지 ‘우파 대통합’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출마식 때 ‘빅텐트’를 언급하며 “유승민ㆍ안철수 전 바른미래 대표와의 통합도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와 통합을 이미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정치공학으로 봐도 황 전 총리가 당권을 잡을 시 통합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황 전 총리가 대권을 노린다면 외연 확장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차츰 친박 색채를 빼야 한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황 전 총리가 (대표가)되면 통합 주자로 인식되기 위한 퍼포먼스를 벌일 것”이라며 “바른미래 포섭도 유력 시나리오”라고 했다.
오 전 시장도 바른미래 입장에선 좋지 않은 카드다.
바른미래에서 친정으로 간 그가 당권을 잡으면 당내 복당파의 존재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바른미래 내부도 더욱 흔들린다. 오 전 시장 입지가 커지면 한국당이 탈당 전력을 가혹히 보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기 때문이다. 오 전 시장은 당장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이날 대규모 북콘서트 행사를 여는 등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지난달 30일 출마식을 가진 홍 전 대표가 당권을 잡으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홍 전 대표는 최근 “바른미래는 호남 국회의원과 영남 측 유승민 의원 한 사람으로 구성돼 통합은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바른미래 인사 대부분도 홍 전 대표에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바른미래 핵심 관계자는 “홍 전 대표가 돼 (홍 전 대표에 대한)거부감이 결집력 상승으로 가는 게 지금으론 가장 좋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원율 기자/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