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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원 받고 잠적… 싸게 팔아요 에어팟 ‘사기 주의보’
뉴스종합| 2019-02-08 09:53
-고소장 접수 6건, 피해액 8500만원 규모
-“대기업과 거래한다”며 피해자들 속여
-에어팟 판매 사기 급증세…소비자 주의 요구


온라인 상거래 관련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무관)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애플의 무선 이어폰 ‘에어팟’을 싸게 팔겠다며 돈을 끌어모은 뒤 잠적한 일당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들은 시중가격 20만원 제품을 15만원에 팔겠다고 글을 올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까지 전체 피해금액은 8500만원에 이르는데, 추가 피해 신고도 잇따를 것으로 예상돼 피해액수는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너무 저렴하면 의심을 해보라”고 조언했다.

서울강남경찰서는 전자제품 무역업체 H사에 대해 사기 혐의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은 피해자들의 고소장이 접수됐기 때문이다. 현재 경찰에 피해를 접수한 신고 건수는 6건, 피해자들이 여러 경찰서를 통해 신고한 피해 액수는 약 8500여만원에 달한다. 개별적 피해 사례를 보면 가전제품 도매업자 황모 씨가 피해액 3150만원을 신고했고, 개인 구매자가 450만원을 보낸 사례도 있었다. 인터넷을 통한 거래여서 사건은 부산과 서울에서도 발생했다.

H사 측은 ‘애플 에어팟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중고나라와 오픈마켓 등을 통해 홍보하고 상품 대금을 입금한 피해자들에게 물건을 주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피해자는 “‘유명 대기업과 납품계약을 체결했다’고 사람들에게 업체를 홍보했다”면서 “피해자들을 이같은 방식으로 안심시킨 후 돈을 받아가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헤럴드경제는 업체 측과 2차례 전화연결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국내 정발품 기준, 판매 가격이 20만원을 뛰어넘는 에어팟에 대한 국내 애플 마니아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이와 관련된 사기 피해도 급증하는 양상이다. 뽐뿌ㆍ클리앙과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에어팟 사기를 당했다’는 하소연이 줄을 잇고 있다.

사기 피해 양태는 대체로 유사하다. ‘해외에서 저렴하게 국내로 들여왔다’며 싼 가격에 판매 한다는 게시글을 올린 뒤, 판매 금액만을 가로채는 방식이다.

지난해 중순께 인천에서도 유사 방식으로 에어팟 사기를 벌인 피의자가 경찰에 구속됐다. 에어팟 사기 혐의자인 20대 남성 A(26) 씨는 지난해 중순까지 “에어팟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며 인터넷 중고거래 카페에 게시글을 올렸고, 약 100여명의 피해자들에게 1600여만원의 금액을 가로챘다. 그는 대포폰 8대와 대포통장 11개를 번갈아 사용하면서 경찰 추적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이버거래 범죄의 경우 사기범들이 거짓된 권위를 내세워 속여도, 면대면 거래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확인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면서 “상품이 너무 저렴할 경우 구입을 의심해보는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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