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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빅뱅 승리, 할 일 다 하면서 하는 사과에서 진정성이 느껴질까?
엔터테인먼트| 2019-02-18 16:06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클럽 버닝썬과 관련한 각종 의혹이 일고 있는 빅뱅의 승리가 “저를 아껴주신 분들에게 너무나 죄송하다. 실망과 걱정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부끄럽고 후회스럽다. 다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설 연휴였던 지난 3일 SNS를 통한 사과에 이어 두번째 사과다. 사과는 문제가 없지만 16일, 17일 올림픽핸드볼 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장에서의 사과라는 점에서 뒷말들이 많다.

버닝썬 내에서 마약이 유통됐다는 사실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하고 있고, ‘물뽕’이라는 약물을 이용한 성폭력 의혹, VIP룸 내부 성관계 동영상 유출 등 각종 지저분한 의혹들이 버닝썬 클럽MD들의 증언을 통해 계속 나오고 있다.

승리는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연예인 사업이라 얼굴과 이름만 빌려주는줄 아는 데, 나는 진짜로 클럽과 라면 사업을 한다”고 말해온 터여서,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 내용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고, YG 양현석 대표가 “승리가 클럽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다가 최근 사임한 것은 현역 입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고만 한다면 제대로된 소통방식이라 할 수 없다.

이런 YG의 소통방식에 대해 대중들은 화가 나있다. 예정된 스케줄(콘서트)을 다 소화하면서 한두마디 던지는 사과에서, 그것도 클럽 운영에 어느 정도 간여돼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말하지 않고 사과만 하는 승리에게서 무슨 진정성을 찾을 수 있을까?

드라마 ‘리갈하이’에서 김병옥은 조연이지만 굉장히 중요한 배역이었다. 불과 2회가 방송된 상황에서 그의 음주운전 문제가 불거졌다. 김병옥은 진구를 길러냈고, 현재는 진구와 싸워야 하는 로펌의 대표라 갈등의 양 축중 하나다. 하지만 음주운전이 밝혀지자 스스로 하차해 자숙을 표시했다.

승리는 무엇을 사과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밝히거나, 자숙을 표시하는 의미에서 활동을 중단하거나 하는 최소한의 예의는 보여야 한다. 그는 사과를 한 후에도 SNS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공연을 홍보했다. 지금까지 이런 유명 스타는 없었다. 벌여놓은 일을 다 하면서 형식적 사과만 하는 승리는 대중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야 한다.

YG는 도덕성의 위기와 신뢰의 위기가 겹쳐있다. 연예인이 해서는 안될 사안들이 계속 터지고 있고, 양현석 대표는 이들에 대한 관리가 안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양현석 대표가 과거에는 ‘FROM YG’를 통해 뭔가 말하면 대중들이 믿는 분위기였는데, 이제는 안믿는것 같다. 대중문화 사업에서 대중이 안믿는 것만큼이나 무서운 건 없다.

덜 떨어진 콘텐츠도 적당한 마케팅과 홍보 담합으로 그럭저럭 넘어갈 수 있었던 건 옛날 방식이다. 소속사 사장이 제왕으로 군림할 때의 이야기다. 이제 ‘쉴드’를 쳐주는 언론사도 거의 없다.

이럴 때에는 우선 솔직해야 한다. 실수를 했다면 바로 인정해야 한다. 어설프게 변명하거나 그런 글은 이제 안통한다. 비평가보다 식견이 더 높은 일반인들이 수두룩한 세상이다. YG는 ‘말’의 소통에서 일단 실패했다. 그래서 ‘말’은 중요하지 않아졌다. 이제는 ‘행동’이 중요하다.

그 다음에는 하루빨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소속된 모든 연예인, 상대하는 모든 언론에 대해 똑같이 적용되는 룰이 필요하다. 이제 회사가 구멍가게가 아니다. 규모가 커졌다. 주먹구구식 소통방식은 논란이 터질 때마다 위기를 불러들이는 악재만 키울 뿐이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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