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에듀파인 도입, 사립유치원 비리 잡을까…현장은 ‘기대반 걱정반’
뉴스종합| 2019-02-19 10:31
-18일 국가관리회계시스템 공개…3월달 대형 사립유치원에 우선 적용
-학부모들, ”비리 걱정은 덜려나…폐원은 아닐까”
-사립유치원 평교사들, “에듀파인은 원장이 결정…교사 처우개선비가 볼모돼선 안 돼”

[교육부가 사립유치원 에듀파인 적용에 관해 ‘가짜뉴스’가 많다며 18일 주의를 당부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사립유치원용 국가관리회계시스템(에듀파인)이 18일 공개됐다. 에듀파인은 다음달부터 원아 200명 이상 대형 사립유치원에 우선 적용된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막아야한다는 큰 공감대에서 도입한 이번 시스템을 바라보며 현장은 기대와 걱정이 엇갈린다.

지난 사립유치원 비리 논란 때 ‘우리 아이가 제대로 된 급식조차 못 먹는 건 아닌지’ 마음을 졸였던 학부모들 사이에선 우선 환영의 반응이 나온다. 제대로 된 회계시스템을 도입하면 원장 등 유치원 간부들의 부당한 자금유용을 막을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다. 학부모들은 사립유치원 자율에 맡겨진 에듀파인 도입을 앞두고 어떤 유치원이 이 시스템을 도입했는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맞벌이 학부모 이선영(34) 씨는 “우리 아이가 다닐 유치원으로 이왕이면 에듀파인을 도입한 원을 선택하고 싶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 씨는 “원장에 물어보지 않고 에듀파인 가입한 곳인지 확인할 방법도 있었으면 좋겠다”며 “아이가 곧 유치원에 가야하는데 사립유치원 비리가 터져 조마조마하던 차에 숨통이 좀 트이는 기분”이라고 환영했다.

학부모 유모(35) 씨는 에듀파인 도입을 환영하면서도 혹여나 갑자기 문을 닫는 사립유치원이 있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었다. 유 씨는 “방학과 하원 이후 시간이 걱정돼 병설보다 사립을 생각하고 있지만 혹시나 폐원할까 선택이 망설여진다”며 “에듀파인 도입을 찬성했지만 입학도 얼마 남지 않은 시점에서 안심이 되지 않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진=교육부 제공]

반면 사립유치원 평교사들 사이에서는 새우 싸움에 고래등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교육청으로부터 받아왔던 교사 처우개선비를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커뮤니티에는 이같은 하소연이 쏟아진다.

한 사립유치원 교사는 ”유치원 원장이 ‘처음학교로’는 물론 에듀파인도 도입하지 않겠다고 한다”며 “서울시 교육청 공문에는 두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으면 사립유치원 교사들을 위한 처우개선비를 지급하지 않는다는데, 무슨 일이냐”고 하소연했다.

청와대 국민소통광장 국민청원및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사립유치원교사의 인건비를 보장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에도 이같은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진다.

해당 청원글은 “교사들이 받는 교원기본급보조는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사 통장으로 들어오는 저희의 월급”이라며 “사립유치원 폐원 여부를 결정할 때도 눈물과 설득으로만 폐원을 막을 수 있었다. 유치원 교사들은 통보를 받는 위치이지 무엇을 결정하는 위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 점거에 나선 이유 역시 단순히 에듀파인을 반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교사들의 권리인 교원 기본급보조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입장이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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