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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결핵’ 후진국 ①]‘내 안에 결핵균 있다’…잠복결핵감염자, 결핵 발생 위험 7배 높아
라이프| 2019-03-08 10:31
-질병관리본부,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 결과 발표
-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자 10명 중 3명만 치료 받아
-한국은 OECD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1위

[사진설명=잠복결핵감염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결핵 발생 위험이 7배나 높아진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몸 안에 결핵균을 가지고 있는 잠복결핵감염자가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결핵이 발생할 위험이 7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잠복결핵을 검진하고 치료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 결과분석 및 코호트 구성방안’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한국은 OECD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1위를 차지할만큼 결핵 관리가 되고 있지 못하다. 이에 질본은 지난 2016년 ‘결핵 안심국가 실행계획’을 세우고 집단시설 등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잠복결핵감염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 및 증식을 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잠복결핵감염자는 다른 사람에게 결핵을 전파하지는 않는다. 다만 결핵환자와 밀접 접촉 시 30%가 감염되고 이중 10%가 발병한다. 5%는 2년 이내에 그 나머지는 평생에 걸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이 지난 해 10개월간 집단시설 종사자를 대상으로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실시한 결과 85만7700명 중 12만6600명이 양성으로 나와 14.8%의 비율을 보였다. 연령이 높을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의 양성반응 비율이 높았다.

검진 양성자 중 치료시작률은 31.7%였다. 10명 중 3명만 치료를 받은 셈이다. 치료를 시작한 사람들 중 완료율은 76.9%였다. 미완료 사유는 부작용(40.8%), 비협조(23.5%), 연락두절(14.6%)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잠복결핵감염 치료시작률은 95% 이상이며 치료완료율은 71.9%에 이른다. 네덜란드도 치료시작률은 77% 이상, 치료완료율은 82%로 높은 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집단시설 내 잠복결핵감염자 중 치료 완료자에 비해 치료 미실시자의 결핵 발생 위험률이 7배 높았다.

연구 책임자인 가톨릭대학교 김주상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결핵퇴치를 위한 잠복결핵감염 검진과 치료를 통한 발병예방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로 국내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의 발병 예방 효과를 처음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결핵은 잠복결핵을 검사하고 치료하는 것으로 발병예방이 가능하다”며 “한국이 결핵 발병 세계 1위의 오명을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시설 소관 부처의 검진, 치료율 향상을 위한 범부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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