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인건비 덜자”…외식업계 ‘푸드테크’ 바람
뉴스종합| 2019-03-11 11:33
‘45회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
로봇이 죽 젓고 밥알도 펴고…
각종 자동화기기 홍보전 치열
프랜차이즈, 예비창업자에 손짓


지난 7~9일 서울 코엑스 전시홀에서 열린 ‘제45회 프랜차이즈 서울’ 현장.

지난 7~9일 서울 코엑스 전시홀에서 열린 ‘제 45회 프랜차이즈 서울’ 박람회는 최신 ‘푸드테크(Food Tech)’가 넘쳐났다. 무인결제 기기(키오스크)는 물론 각종 자동화 기기가 인건비 부담으로 고심하는 창업 희망자들에게 손짓했다. 예비 창업자에게 가장 큰 부담인 임차료 절감 차원에서 배달 전문 매장이 늘고있는 만큼 이를 앞세운 브랜드들도 눈에 띄었다.

지난 8일, 박람회 현장에서 만난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은 저마다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 홍보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본죽, 본도시락 등 브랜드로 유명한 본아이에프는 아예 ‘푸드테크존’을 설치해 예비 창업자들이 매장 운영 효율화 시스템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우선 본아이에프가 설렁탕 브랜드 본설 삼성점을 시작으로 도입을 확대 중인 키오스크가 부스 한 자리를 차지했다. 본아이에프가 개발한 죽 저어주는 장비 ‘본메이드기’도 눈에 띄었다. 죽은 조리시 눌러붙지 않게 계속 저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주방 인력의 노동 강도가 높은 편이다. 본메이드기 도입으로 주방 운영에 효율성이 높아지는 동시에, 매장별로 균일한 맛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본아이에프 측은 기대했다.

김찬석 본아이에프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예전엔 ‘창업하는 데 얼마가 드는지’를 먼저 물어보셨다면 요즘은 인건비 관련해 키오스크라든지 자동화 기기에 대한 문의가 많다”며 “자동화 시스템이 인건비를 줄이거나 매장 운영 효율화를 가능하게 하기 때문에, 더 나아가 고객 서비스도 개선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밥 전문점 김가네는 자사 매장의 셀프 운영 시스템을 부스에서 선보였다. 자동으로 밥을 고루 펼쳐주는 ‘라이스 시트기’, 김밥에 들어가는 단무지, 햄 등을 올려주는 ‘김밥 토핑기’ 등을 활용해 김밥 마는 과정을 시연해보여 관람객을 불러모았다. 이같은 시스템은 김밥 마는 과정을 간소화하면서 고객 대기 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김가네 관계자는 “가맹점주와 예비 창업자들의 최대 화두인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된 새로운 형태의 매장을 이번 박람회에서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펍’ 시스템 부스는 이날 가장 북새통을 이룬 곳 중 하나다. 스마트펍은 다양한 맥주를 고객이 직접 따라마실 수 있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각자 취향이나 주량에 따라 원하는 맥주를 원하는 양만큼 마실 수 있다. 입장 시 채워주는 팔찌를 기기에 태그하면 자동 결제돼 각자 계산도 수월하다. 점주 입장에선 서빙 인원을 줄여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고, 고객 이용 내역이 포스로 자동 입력돼 계산 실수를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펍 부스에서 만난 예비 창업자 홍모(39)씨는 “30평대 수제맥주 전문점 오픈을 준비 중인데 매년 최저시급이 오르다보니 인건비 걱정이 큰 게 사실”이라며 “스마트펍을 설치하면 서빙 직원을 한명만 두고도 영업이 가능할 것 같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외식업체를 중심으로 자동 결제 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키오스크업체도 다수 이번 박람회에 참가했다. 지난해 12월 본격 영업을 시작한 신생 업체는 이번에 처음 부스를 차려 나왔다. 이곳은 이미 500개 이상 매장에 스마트오더 서비스 제공하고 있어, 이와 연동해 키오스크 주문 시 포인트 적립과 쿠폰 사용도 가능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부스 관계자는 “키오스크는 선보인지 얼마 안됐는 데도 하루 10건 이상씩 설치 관련 문의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한편 치솟는 임차료 부담 탓에 소형 배달 전문 매장을 내세운 브랜드 부스도 창업 희망자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떡볶이 전문점 걸작떡볶이는 15평 이상 복합형 매장과 10평 내외 배달형 매장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걸작떡볶이 관계자는 “어제, 오늘 부스를 다녀간 방문객 중 70% 정도가 배달형 매장을 문의하셨다”며 “마진폭은 작지만 운영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비용이 덜 들다보니 소자본으로 창업하시려는 분들의 관심이 큰 것 같다”고 했다. 

이혜미 기자/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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