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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자 정신분열ㆍ알콜중독까지 기록…EU 공공 사이트서 ‘광고 추적’ 발견돼
뉴스종합| 2019-03-18 13:22
개인 건강정보 등 민감 정보에서도 구글, 유튜브 등 ‘광고 추적’
전문가 “온라인 추적 생태계 통제불능 상태”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유럽연합(EU) 소속 정부들이 페이스북과 구글 등을 포함한 100개 이상의 광고회사들이 민감한 정보를 담은 공공부문 웹사이트를 통해 사용자를 몰래 추적하는 것을 허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EU의 데이터 보호 규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다.

덴마크의 브라우저 분석회사인 ‘쿠키봇’은 25개 EU 회원국의 웹사이트에서 사용자의 위치와 장치, 광고를 위한인터넷 사용 행태 등을 기록하는 광고 추적 장치(Ad tracker)를 발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의 경우 52개 회사가 참여, 가장 많은 광고 추적기를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광고 추적은 사용자가 광고를 클릭하는 행동을 통해 개인의 관심사와 선호하는 광고, 검색 행태 등을 알아내는 방법이다. 사용자의 별다른 동의 없이 인터넷 사용 패턴이나 위치 등이 기록된다는 점에서 사생활 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구글과 유튜브, 그리고 구글의 광고 플랫폼인 더블클릭은 정부 주요 웹사이트 22곳에서 광고 추적기를 활용하고 있는 상위 5개의 도메인에 이름을 올렸다.

쿠키봇은 낙태나 HIV, 정신질환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사람들이 이 같은 공공사이트를 통해 상업광고에 노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가령 아일랜드 보건 서비스 웹사이트에서 스캔한 15개 페이지 중 4분의 3이 광고 추적기를 포함하고 있었다. 낙태 서비스와 관련한 프랑스 정부의 웹페이지에는 21개의 회사가 광고 추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의 더블클릭의 경우 HIV, 정신분열증, 알코올 중독에 대한 건강 페이지에서 발견됐다.

FT는 쿠키봇의 분석에 대해 “그간 온라인 광고 추적이 얼마나 만연해 있으며, 시급하게 고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비영리 단체인 프라이버시 인터내셔널의 엘리엇 벤디넬리는 “어떤 웹사이트도 웹사이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데이터 수집과 처리에 대해 사용자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면서 “현재의 추적 생태계가 통제 불능 상태임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쿠키봇의 다니엘 요한센 CEO는 “이용자의 동의나 정부 자체의 지식 없이 플러그인을 통해 많은 광고 추적이 밀반입되고 있다”면서 “EU는 온라인 광고 업자들은 공공연하게 법을 위반해 자국민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광고회사들이 EU 정부 사이트 방문자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다른 데이터와 결합, 고유한 사용자에 대한 상세한 프로필을 작성함으로써 데이터 브로커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벤디넬리는 “정부 웹사이트에서 발견된 광고 추적은 특히 우려되는 부분”이라면서 “정부 사이트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나 서비스는 개인에 대한 민감한 정보나 서비스를 담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용자들이 사용을 멈추지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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