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3살배기 최연소 희생자, 게임인 줄 알고 총격범에게 달려가”
뉴스종합| 2019-03-18 14:36
뉴질랜드 총격 테러 최연소 희생자는 무카드 이브라힘
소말리아계 이민자 아버지·형과 예배 갔다 참변
유족, 시신 인도 기다리는 중


뉴질랜드 총격 테러의 최연소 희생자인 무카드 이브라힘. [AP-Abdi Ibrahim]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하얀 미끄럼방지 양말을 신은 3살배기 아이.

아직 소년도 되지 않은 어린 남자아이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아버지, 형과 함께 금요예배에 참석하러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알누르 모스크(이슬람사원)에 도착했다.

그가 벗어놓은 신발은 여전히 모스크 입구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잘 웃던 아이는 더이상 그곳에 없다. 그의 커다란 갈색 눈은 구급차로 가는 길에 감겼다.

그의 가족이 그를 본 것은 그 때가 마지막이었다.

1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주 발생한 뉴질랜드 모스크 총격 테러로 숨진 희생자 50명 중 최연소자는 3살 아이 무카드 이브라힘으로 밝혀졌다.

뉴질랜드의 소말리아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무카드는 평소처럼 아버지 아단 이브라힘, 형 아브디 이브라힘과 함께 사원을 찾았다 무자비한 테러의 희생양이 됐다.

이맘(예배인도자)의 설교를 듣고 있던 무카드는 무장 괴한이 갑자기 사원에 들이닥쳐 사람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총기를 난사했을 때 괴한에게 달려갔다고 예배에 참석한 목격자 모하무드 하산이 말했다.

어린 무카드는 당시 상황을 형들이 즐겨하던 비디오 게임의 한 장면 같이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하산은 “그는 총명한 의사 또는 총리가 될 수 있었다”며 “왜?”라고 절규했다.

사건 당시 혼돈에 빠진 사람들이 피신하는 가운데 그의 아버지와 형은 각각 다른 곳으로 흩어졌다.

총격이 끝난 후 한 교인은 도착한 의료진에게 무카드를 데려갔다.

사건 후 무카드를 찾아다니던 가족은 이날 경찰로부터 사망 소식을 들었다.

형 아브디는 무카드가 “활동적이고 쾌활하고 미소와 웃음을 많이 짓던 아이였다”며 “사랑스런 동생, 네가 그리울 거야”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아버지 아단은 무카드가 죽은 후 처음으로 그를 만나기 위해 병원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희생자들의 시신이 신원 확인 등의 문제로 아직 가족의 곁으로 돌아가지 못한 탓이다.

이를 두고 당국과 유족 사이에 갈등이 벌어지기도 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늘 밤 일부 시신이 가족들에게 돌아가고 20일까지 모두 인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단은 막내 아들의 시신을 조속히 인수해 다음날 장례식을 치를 수 있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사원이 폐쇄돼 있어 희생자들의 장례식이 어디서 치러질지 모른다고 WP는 전했다.

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