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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또 위기, 반전에 반전’…영국인에게 브렉시트는 ‘왕좌의 게임’
뉴스종합| 2019-03-26 10:37
영국 의회, 27일 ‘끝장토론’ 나서기로 결정
반복되는 위기 정책이 ‘뱀사다리 게임’ 연상
브렉시트에 ‘사로잡힌’ 영국인과 매체, 정치인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로이터]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영국인들이 오랜 기간 지속되고 있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ㆍBrexit) 논의에 고통스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TV드라마 ‘왕좌의 게임’과 같이 얽히고설킨 브렉시트 뉴스를 시청하기 위해 퇴근길을 재촉하고 있으며, 방송과 정치인들도 이 같은 상황을 최대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25일 워싱턴포스트(WP)는 브렉시트 논의가 ‘벼랑끝’ 토론과 같은 반복되는 위기 상황으로 묘사되면서 정치 드라마를 즐겨보는 사람들에게 ‘뱀사다리 게임’이나 ‘왕좌의 게임’ 마지막 시즌과 같은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전했다.

‘과연 메이 총리가 살아남을 것인가, 의회가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통해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할 수 있을까’와 같이 브렉시트 관련 에피소드가 끝없이 이어지면서 영국인들의 퇴근길을 재촉할 정도로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곳은 뉴스 매체다. 저비용의 C-SPAN과 같은 방송은 끝없이 이어지는 의회의 구속력 없는 투표 방송을 실시간으로 내보내며 기록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영국 일간 더타임즈의 일요판인 선데이타임즈는 지난 주말 “테리사 메이를 교체하기 위한 각료들의 쿠테타”라는 내용을 첫 페이지에 내보냈으나, 그 다음날 아무런 후속 보도가 없었다.

영국 최대의 타블로이드 매체 더 썬(The Sun)도 “테리사, 시간이 다 됐다”와 같은 사설로 눈길을 끌었으나, 10분 이상 지속되지 못했다.

정치인 역시 지금의 상황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례로 존 버커우 영국 하원의장은 색상이 화려한 넥타이를 메고 나와 “질서를 지켜라”고 외치는 모습은 경호원이 필요한 록스타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영국 하원 의원들은 2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향후 계획과 관련해 다양한 대안을 놓고 또다시 ‘끝장토론’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오는 27일 의회에 의사일정 주도권을 부여해 토론을 벌인 뒤 의향투표를 실시하겠다는 뜻으로 관세동맹 잔류, 제2국민투표 개최, 브렉시트 철회 등 7가지 방안이 거론될 전망이다.

하지만 의향투표에 회의적인 메이 총리가 응할 지도 불분명하며, 의향투표 결론이 나오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없어 영국 정부가 이행을 약속할 수 없는 등 뱀사다리 게임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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