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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 父母 살해한 김다운 ‘얼굴공개’
뉴스종합| 2019-03-26 14:57
-피의자 김다운 과거 태권도 선수 활약한 미국유학파
-이희진父에 ‘주식사기 피해’ 주장하지만 물증 없어


‘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다운(34).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청담동 주식부자’ 이희진(33) 씨의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 김다운(34)의 신상이 공개됐다. 김다운은 과거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으며, 미국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한 ‘유학파’ 사업가였다.

26일 경찰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다운은 이날 오후 1시 50분께 경기도 안양 동안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과정에서 매스컴에 얼굴이 공개됐다. 김다운은 회색과 하늘색 스포츠 점퍼를 입고, 포승줄에 묶인 채로 모습을 드러냈다. 김다운은 자신의 점퍼로 얼굴을 가리려 시도했지만, 옷을 올리는 과정에서 언론에 얼굴이 노출됐다.

‘얼굴 공개’는 전날 경기남부경찰청이 신상공개위원회를 열어 ‘이희진씨 부모 살인 사건’ 피의자의 김다운의 신상 공개를 결정한 데 따른 추가조치다. 신상공개위원회는 김다운의 범행이 철저한 계획범죄인 것으로 보고, 압수수색을 통해 혈흔이 묻은 신발을 압수하는 등 증거가 충분하기 때문에 얼굴 공개 결정을 내렸다.

신상정보가 공개될 경우, 수사공보규칙에 따라 경찰은 피의자의 실명과 나이가 공개된다. 이동 과정에서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는 조치도 없앤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김다운은 고등학생 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다 2009년 미국으로 넘어갔고, 8년간 유학생활을 했다. 미국 현지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이후에는 요트임대 사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8월쯤 사업이 실패하자, 이혼한 뒤 귀국했다.

김다운은 다시 국내에서 요트임대 사업을 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이씨의 아버지 이모(62) 씨를 만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씨의 아버지가 먼저 접근을 해왔고 지난해 2월 직접 만나 주식투자 명목으로 2000만원을 건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여기에 구체적 물증은 없는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김다운은 그동안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왔고 재산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김다운이 이 씨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차용증이나 계좌 이체 명세서도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통화한 내역도 없고 요트 임대 사업 투자자를 모집하기 위해 올렸다는 광고도 없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김다운은 지난달 25일 오후 중국동포인 박모 씨 등 3명을 고용해 안양시에 있는 이씨 부모 아파트에서 이 씨의 부친과 모친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다운은 이 씨 부모의 시신을 훼손해 냉장고와 장롱에 유기했고, 이후에는 5억원이 든 돈 가방과 벤츠 차량을 강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김다운이 이희진 부모의 금품을 노리고 ‘계획 범죄’를 감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다운은 지난해 4월 이희진의 주식거래 피해자를 만나 가족 정보를 캐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다운을 검거 열흘 만인 이날 검찰에 송치하는 것으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범행 당일 중국 칭다오로 출국해 사실상 경찰 수사망을 빠져나간 박모 씨 등 공범들에게는 현재 인터폴 적색수배가 내려져 있다. 경찰은 중국 공안이 신병을 호가보하는 즉시 국제사법공조를 통해 국내로 송환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이희진은 케이블 증권전문방송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주식투자자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강남 청담동 고급 주택과 고가의 외제차를 올리는 등 재력을 과시하면서 ‘청담동 주식부자’라는 별칭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투자회사를 설립하고, 1700억 원 상당의 주식을 매매하고 시세차익 약 130억원을 챙긴 혐의(자본시장과 금융투자법에 관한 법률 위반)로 2016년 9월 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 204명에게 251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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