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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 운명의 날…외국계ㆍ소액주주에 달렸다
뉴스종합| 2019-03-27 07:16
- 국민연금 주총서 ‘연임 반대표’ 예고…경영권 방어 ‘표대결’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안건의 ‘반대’ 의결권 행사를 예고한 가운데 주총에서 조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의 연임 여부는 국민연금의 반대로 인해 외국인 주주와 기관투자자,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최대 관심사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 통과 여부다.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 조기 정착,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총회의 성공적인 서울 개최 등을 위해 “항공전문가인 조 회장의 리더십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국민연금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조 회장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 침해의 이력이 있다”며 사내이사 연임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날 주총에서는 조 회장 연임을 두고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정관에서 ‘사내이사 선임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한항공 주식은 조 회장과 한진칼(29.96%) 등 특수관계인이 33.35%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11.56%다.

전날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를 열어 조 회장 연임안에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국민연금 반대표에 지분 22%가량이 동조하면 조 회장 연임은 무산된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지분 24.77%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와 56%에 달하는 소액주주의 표심에 주목하고 있다.

외국인의 표심은 현재 반대에 가깝다.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들이 사전 공시를 통해 ‘반대’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조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플로리다연금과 캐나다연금(CPPIB), BCI(브리티시컬럼비아투자공사) 등 세 곳의 해외 기관들이 의결권행사 사전 공시를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소액주주를 대상으로 벌이고 있는 의결권 위임 운동도 관심사다.

앞서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와 서스틴베스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등은 조 회장 연임에 반대 권고를 했다.

이에 맞서 조 회장 측도 회사 안팎에서 의결권 모으는 등 총력전을 벌여왔다.

한편, 대한한공 측은 국민연금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은 “장기적인 주주가치를 고려하지 않았다”며 “국민연금의 사전 의결권 표명은 위탁운용사, 기관투자자, 일반주주들에게 암묵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했다”고 했다. 또 “사법부 판결이 내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법적 가치마저 무시하고 내려진 결정”이라고 덧붙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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