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강원도 산불] 동해안 강풍타고 번진 산불…‘양간지풍’에 여의도 면적 잿더미
뉴스종합| 2019-04-05 07:21
-강릉 옥계 산불 동해 망상으로 확산…고성 산불 여의도 맞먹는 250㏊ 소실
-사망 1명·3천620명 대피…주택 120여채·창고·비닐하우스도 잿더미


5일 오전 전날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에서 시작된 산불이 번진 속초시 미시령길 인근 폐수집장에서 소방대원들이 화재진압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4일 오후 7시17분께 강원도 고성군에서 시작된 화재가 강릉ㆍ속초 등 동해안 지역 산불로 확산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날 대형 산불은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한 주유소 맞은편 도로 변압기에서 시작된 불이 초속 6~7m에 이르는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인근숲으로 옮겨붙으며 시작됐다.

강릉시와 동해시, 소방·산림 당국에 따르면 강릉 옥계면 남양리의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12㎞가량 떨어진 동해 망상동의 야산으로 번졌다.

산림·소방당국 등은 진화대와 공무원 등 150여 명과 소방차 10대 등 진화인력과 장비를 동원, 방화선을 구축하며 저지에 나섰지만 강풍을 타고 확산했다.

이번 산불로 여의도 면적(290㏊)에 맞먹는 산림이 잿더미가 된 것으로 파악됐다. 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5일 오전 2시께 현장대책본부가 마련된 강원 고성군 토성면사무소에서 유관기관 합동으로 브리핑을 열었다. 현장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면적은 여의도 면적(290㏊)에 버금가는 250㏊(250만㎡)다.

이번 산불로 인적ㆍ물적 피해는 이미 상당하다. 인명피해는 사망 2명으로 알려졌으나 1명은 강풍 피해로 숨진것으로 파악돼 1명으로 줄었다.

대피 인원은 주민 2155명, 군인 1465명 등 3620명으로 파악됐다. 주택 120여 채와 창고, 비닐하우스 등도 불에 탄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시는 남양리 일대 주민들에게 대피명령을 내리고 방화선을 구축하는 등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산불을 진화하기 위해 전국에서 동원 가능한 인력과 장비가 속초로 집결하고 있다.투입된 인원만 2700여명, 장비는 77대다.

고성 산불이 대형재난으로 확산된 원인에는 해가 진 이후인 발화시점과 ‘양간지풍’으로 불리는 영동지역의 봄철 기후가 거론된다. 양간지풍이란 봄철 남고북저형 기압 배치가 주로 형성돼 태백산맥을 넘어 고온건조한 동해안을 향해 불어오는 현상을 말한다. ‘양강지풍’이라고도 부른다.

전날 오후 11시 46분께 발생한 이번 화재는 해가 진 이후인데다 양간지풍까지 겹쳐 헬기가 뜨지 못하면서 초기 진화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했다. 불길은 영동지역에 부는 봄철 강한 바람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번졌다.

이날 오후 6시10분 기준 최대 순간풍속은 미시령 초속 35.6m, 속초 설악동 초속 23.4m, 고성 현내 초속 22.6m 등을 기록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바람이 워낙 강하고 빠르게 불어 진화보다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아침 해가 뜨면 최대한 빨리 진화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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