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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어지는 한-중 하늘길…독이 든 성배?
뉴스종합| 2019-04-22 09:23
- 中 정부 막대한 지원에 중국항공기 ‘덤핑운임’ 불보듯
- 美ㆍ아세안항공사는 일부노선 철수ㆍ구조조정 후폭풍
- 中항공기 저가공세로 인천공항 환승수요 유출 가능성


[연합]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 한국과 중국을 잇는 하늘길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저가 공세’를 앞세운 중국 항공사들의 거센 도전에 직면, 결과적으로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지난 13일부터 사흘간 중국 항공당국과 항공회담을 개최, 양국간 운수권을 70회 증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로 인해 여객은 기존 주 548회에서 주 608회로 60회 늘어나고, 화물은 주 44회에서 주 54회로 10회 늘어나게 됐다.

전세계 항공업계는 이미 중국 항공사의 위상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활용한 덤핑 운임으로 상대국 항공사를 고사시킨 후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민항청의 중국 항공사 보유 항공기 현황에 따르면 2017년 총 3218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소형기는 2787대로 전체 항공기의 87%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소형기는 국내선에서 중국내 고속철도와의 경쟁을 펼치다 최근 점유율이 떨어지면서 국제선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들 소형기는 운항거리 제약으로 가능한 노선인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지역이다. 운수권이 확대될 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항공사들의 물량공세가 불보듯 뻔하다.

중국 정부는 국가발전위원회 및 지방정부를 통해 ‘민항발전 기금 및 세금환급’ 명목으로 막대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016년 중국 지방정부(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제외)의 중국 항공사 보조금이 최소 86억위안(약 1조41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정부 지원을 받는 중국 항공사들은 저가 티켓 공세와 함께 적자노선을 지속하는 전략을 통해 경쟁국 항공사의 노선 철수 및 매출 감소에 따른 구조조정을 초래하고 있다.

실제 미국 항공사인 아메리칸에어라인과 하와이안항공의 경우 일부 중국 노선을 철수했고, 아시아 주요 항공사인 케세이퍼시픽, 타이항공, 중화항공은 실적악화에 따른 대규모 인력감원 등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중국과 전면 또는 부분적인 항공자유화를 실시한 결과, 시장점유율에서 상당히 열세를 보이는 나라들이 있다.

IATA에 따르면 중국과 호주 노선의 경우 중국 항공사 점유율이 91%에 달했으며 중국-일본노선은 70%, 중국-미국 노선은 63%로 중국 항공사들이 점유율을 갉아먹고 있다.

국내 항공산업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의 점유율 확대시 환승수요 유출 가능성과 함께 베이징 신공항 개항에 따른 중국 항공사의 공세가 예상된다”며 “경쟁력을 갖춘 국내 항공사들이 한중노선에 운항해야 중국 항공사들의 공세에 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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