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18%나 더…車보험 오프라인 가입땐 ‘봉’
뉴스종합| 2019-04-22 11:31
노인 등 디지털 취약층 ‘호갱’
모바일 가입보다 15~18% 비싸
고스란히 설계사 수수료로…



온라인ㆍ모바일 가입이 가장 보편화된 금융상품인 자동차 보험에서 어르신 등 디지털 소외계층의 불이익이 커지고 있다. 디지털 적응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많게는 18% 이상 높은 보험료를 내고 있어서다. 설계사들의 과잉보장 성향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호갱’ 신세인 셈이다.

지난해말 기준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총 원수보험료(16조7202억원)의 37.5%인 6조2888억이 온라인 보험료다.

빅4 손보사들의 보험료를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설계사 가입 대비 온라인 가입 보험료가 평균 18.8% 저렴하다. 현대해상은 15.4%, DB손해보험 17.2%, KB손해보험 17.3%다.

설계사 수수료 등을 포함한 사업비가 가장 큰 요인이다. 사업비의 차이가 곧 보험료 차이라고 보면 된다. 자율경쟁 원칙이므로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온오프 채널의 사업비를 따로 규제하지는 않는다.

오프라인 자동차보험의 사업비는 판매비(설계사수수료, 대리점수수료, 기타경비), 일반관리비, 인건비 등으로 구성된다. 손보사들의 오프라인 채널의 사업비는 적게는 13%에서 많게는 34%까지 차지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채널의 사업비는 일반관리비와 인건비로 간단해 비중이 5~17%에 불과하다. 다만 일부 회사는 온라인 운영 경험이 길지 않아 오프라인과 간격이 크지 않은 곳도 있다.

저렴한 보험료 때문에 젊은층은 온라인 가입을 선호한다. 뿐만 아니라 대물(다른 차량에 입힌 손해), 자기차량손해(자차) 등을 본인이 원하는대로 설정해 보험료를 낮출수도 있다. 하지만 어르신 계층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가격차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습관적으로 설계사 채널을 이용하고 있다.

실제로 A보험사의 경우 온라인을 통한 가입이 60세 이상은 약 10%, 65세 이상은 5%에 그치고 있다.

물론 전화 가입이 가능하지만 콜센터 대기시간이 상당하다. 오프라인 상품이라도 계약개시 전 온라인으로 전환이 가능하지만 결국 본인이 이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유명무실한 셈이다.

보험업계는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항변한다. 온라인 가입 도중 문제가 발생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으면 자동으로 보험료를 산출해 이메일로 발송 후 보험료를 결제하는 시스템 등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온라인 자동차보험은 설계사 등 수수료를 뺏기 때문에 저렴한 것이다. 담보에 따른 설계사 수수료도 미미하므로 (설계사가)고의로 담보를 높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가입이 어려울 경우 전화 상담으로 보완하고, 최근 가입유형을 보면 계약자는 자녀, 피보험자는 부모인 경우가 늘어 자녀가 부모를 위해 온라인보험을 가입하는 게 추세”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온라인소외계층의 가입이 어떻게 어려운지 장벽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필요해보인다. 보험연구원 등을 통해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