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황하나가 맞았다’ 박유천, 다리털서 마약 ‘양성’ 반응…‘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관심집중
뉴스종합| 2019-04-24 11:31
-‘마약 투약’ 전면부인했던 박유천에게
-마약 ‘양성반응’ 영장실질서 ‘악재’ 될듯
-法, “박유천 도주우려있다”고 볼까 촉각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진행한 가수 겸 배우 박유천(33)의 체모 정밀감식 결과,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왔다. 박유천의 마약 투약 혐의를 수사해온 경찰에는 결정적 증거, ‘올해초 박유천의 권유로 마약을 다시 시작했다’는 전 약혼녀 황하나(31)에게는 감경 사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과수의 정밀감식으로 박유천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발견된 상황에서, 이제 여론의 관심은 박유천의 구속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24일 경찰 등 수사당국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 사대는 지난 19일 국과수로부터 박 씨의 체모에서 필로폰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16일 박유천의 경기도 하남 자택과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하는 과정에서 박유천의 모발과 다리털을 채취에 국과수에 감정의뢰했는데, 여기에 따른 통보를 받은 것이다.

정밀감식 대상자가 마약을 투약한 경우, 대개 모발에서는 12개월ㆍ체모에서는 6개월 간 마약성분이 검출된다. 하지만 체모를 자르거나 염색한 경우 마약성분이 검출될 가능성은 줄어든다. 이에 상당수 마약사범들은 정밀검사를 받기 전 머리를 짧게 깎거나 염색하고, 제모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16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박유천의 체모를 채취했는데, 당시 박유천은 머리를 염색하고 제모를 받은 상태였다. 당시 마약 간이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제모되지 않은 박유천의 다리털 일부와 모발을 회수해 국과수에 넘겼고, 정밀감식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왔다. 끝내 필로폰 양성반응은 당시 경찰이 채취한 다리털에서 나왔다. 

박유천의 전 약혼녀로서 ‘박유천이 마약을 투약했다’고 주장해온 황하나(31)의 경찰 진술은 점차 신빙성을 더해가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 2016년께 마약을 투약하다 끊었지만, 박유천의 권유로 다시 마약을 시작했다고 지난 4일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 황하나의 주장에 따르면 두 사람이 마약을 투약한 장소는 황하나의 용산구 소재 오피스텔 등 자택이다.

이후 경찰은 서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박유천이 수십만원을 입금하고, 그 후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했다. 확보한 CCTV 영상을 토대로 황하나의 진술에 신빙성을 더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혐의를 전면부인하며,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대응했다. 박유천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저는 결단코, 결단코 마약을 하지 않았다. 나는 절대 마약을 하지 않았고 (마약을) 권유한 적은 더더욱 없다”면서 결백을 호소했다. 17일과 18일 양일간 진행된 경찰소환에서는 ‘피곤하다’며 수사도중 귀가했다.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박유천(왼쪽)과 경찰 포토라인에 선 전 약혼녀 황하나(31). [연합뉴스]

경찰은 지난 23일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현재까지 확보한 황하나ㆍ박유천의 진술내용과 CCTV 등 영상자료, 또 박유천의 약물검사 결과 등이 증거자료로 제출됐다고 전해졌다. 박유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26일 경기도에 위치한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박유천의 구속여부에는 현재까지 수사 전말과 박유천의 대응방식들이 모두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하는 법원은 일반적으로 증거가 확실한 상황에서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피의자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집행한다.

박유천의 체모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온 것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뚜렷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박유천은 압수수색 당일 제모를 받고 나타나고, 검찰 조사에 불성실하게 응하는 등 증거를 인멸하려 한 우려도 있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의 ‘버닝썬’ 관련 수사에서 마약 투약혐의를 전면 부인했던 이문호 버닝썬 대표도 국과수 정밀감식 결과 모발에서 엑스터시와 캐타민 양성반응이 나오며 양마약류관리법위반(향정)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박유천의 구속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수사관계자들의 견해다. 한 경찰 관계자는 “박 씨의 필로폰 구매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있었지만 투약까지 입증하는 것은 없었는데 이번 국과수 검사 결과가 확실한 증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유천의 구속은 황하나의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감경사유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수사당국의 입장이다. 박유천의 마약 혐의를 포착하는 데 황하나의 증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고, 실제 황하나의 증언을 토대로 한 수사에서 박유천의 마약 투약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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