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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가] 세계 최초 반려동물 전용 방사선 치료기 ‘LEP 300’개발
뉴스종합| 2019-04-25 10:01
-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원규 교수ㆍ㈜아우라케어 공동 개발
- “반려견 등 동물 방사선 치료, 진단 및 연구 가능해”

[사진=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원규 교수(강동경희대학교병원)가 세계 최초로 동물 전용 방사선 치료기 LEP 300을 개발했다. 사진은 LEP 300의 소동물 임상 시험 장면]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의 암 발생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 전용 방사선 치료기각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암에 걸린 반려동물에게 외과적 수술과 항암제 투약만 해왔지만 앞으로는 방사선 치료도 병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5일 경희대에 따르면 경희대 의학전문대학원 정원규 교수(강동경희대학교병원) 연구팀은 방사선 치료기 벤처 업체인 ‘(주)아우라케어(AURACARE)’와 함께 반려동물을 위한 방사선 치료기기인 ‘LEP 300’을 개발, 강동경희대병원에 도입했다. LEP 300은 방사선 진단과 치료를 함께 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인 만큼 인체용 방사선 치료 장비보다 작은 크기로 만들어야 했다. 또 인체용 장비에 부착된 방사선 노출을 막는 ‘차폐(遮蔽) 시설’이 필요 없는 에너지를 사용해야 했다. 별도의 방사선 차폐 시설을 따로 만들지 않아야 동물병원에서 사용하기 쉽고 CT를 장착해 진단을 함께할 수 있기 때문이다.

‘Life Extension for Pet’의 약자와 사용 에너지인 300kVP의 조합인 LEP 300이라는 이름에는 반려동물의 수명 연장을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LEP 300 최대 조사 범위는 사방 10㎝이며 방사선 조사 계획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물체의 약 360도(-160°~+185°)를 조사할 수 있는 갠트리 회전으로 분할조사도 가능하다. 레이저 포인트로 검사와 치료 범위를 정확하게 설정할 수 있고, 다면 조사도 가능해 낮은 방사선량으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진=정원규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정원규 교수는 “이번 연구 장비 개발과 도입으로 관련 방사선 연구자들의 연구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어 “현재 경희대에 연구용 전용 방사선 발생 장치가 없어 개별 연구실에서 가까운 병원의 방사선 종양학과 장비를 이용하고 있는데, 이제는 LEP 300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EP 300을 활용한 연구도 진행 중이다. 현재는 중소벤처기업청 디딤돌 과제로 ‘중에너지를 이용한 반려동물전용 방사선 진단 및 치료시스템’이라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LEP 300을 활용한 세포와 소동물에 대한 전임상 단계의 연구이다. 향후에는 치매와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질환에 대한 저선량 방사선 연구도 수행할 계획이다.

정 교수는 LEP 300을 통해 방사선 연구 플랫폼을 기획하고 있다. 주변의 방사선 생명 과학 연구자와 LEP 300을 함께 만든 벤처 회사의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계획이다. 그는 “반려동물에 대한 방사선 치료 연구를 시작해 국내 동물 방사선 치료의 효시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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