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
[헤럴드 건강포럼-김세윤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허리치료…체중조절은 선택 아닌 필수
뉴스종합| 2019-04-26 11:31
허리질환을 치료한 후 회복기에는 누워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체중이 금방 늘어나곤 한다. 이러한 체중 증가는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늘려 치료한 부위에 자극을 주게 된다. 흔히 비만을 두고 만병의 근원이라고 하는데, 고혈압이나 당뇨 등 여러 가지 내과질환뿐만 아니라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복부비만은 피하지방과 내장지방을 증가시키는데, 내장지방이 늘어나면 우리 몸의 장기를 담고 있는 복강 속의 압력이 높아져 척추뼈 사이의 추간판(디스크)이 압박을 받게 된다. 척추와 주변 근육이 받는 하중도 커진다. 실제로 비만인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척추질환에 걸릴 확률이 15% 정도 높다는 보고도 있다.

복부 비만인 상태가 지속될수록 몸의 무게 중심도 점점 앞으로 쏠리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무거운 배 때문에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는 것이 어려워진다. 걸을 때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며 자연스럽게 상체가 뒤로 젖혀지게 되는데, 이 때문에 척추가 앞으로 나아가면서 활처럼 휘어지게 된다. 척추가 튼튼할 때는 이를 버틸 수 있다. 하지만 허리수술 같은 치료 후에는 압력을 감당하기 어려워진다.

복부가 날씬할수록 몸의 무게중심은 척추에 가까워져 척추가 바르게 정렬되고 부담이 적어진다. 따라서 척추질환이 있거나 치료 후 회복기에 있는 사람이라면 뱃살부터 줄이는 것이 급선무다. 식이요법과 유산소 운동으로 뱃살을 빼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항상 바른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척추 건강을 위해 당장 체중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나 몸에 무리가 가는 단식이나 과격한 운동으로 살을 빼겠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특히 골다공증에 쉽게 노출되는 50대 이상의 여성이라면 이런 방법은 더 곤란하다. 그렇지 않아도 호르몬의 변화로 골다공증이 심해졌는데 이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골다공증이 심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척추뼈가 골절되는 압박골절이 생길 위험이 높다. 척추 건강을 지키려면 체중조절이 필수지만, 환자가 고령일 경우에는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식이요법과 운동량을 조절해야 한다. 빨리 걷기나 고정된 자전거 타기 같은 운동은 부담이 비교적 적으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이다.

허리수술 후에는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도록 한다. 특히 칼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식품에 비타민과 섬유질이 골고루 함유된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이 좋다. 몸에 흡수가 잘 되는 칼슘, 단백질 음식으로 우유, 치즈, 떠먹는 요구르트 등이 있다. 식사 후 물 대신 우유를 마셔도 좋으며 치즈는 하루에 작은 성냥갑 한 개 분량 정도 꾸준히 먹으면 도움이 된다. 떠먹는 요구르트는 너무 달지 않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되며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더욱 좋다.

커피처럼 카페인이 많이 든 음식은 척추에서 칼슘이 빠져나가게 해 허리뼈를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술도 뼈 속의 칼슘을 빠져나가게 하고 비타민D의 대사를 방해하므로 허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김세윤 연세바른병원 대표원장 신경외과 전문의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