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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 사나의 글, 일본인으로 자연스럽지만 K팝 그룹 멤버로는 경솔
엔터테인먼트| 2019-05-01 14:47
사나.[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걸그룹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 사나가 SNS에 게시한 글 때문에 이견들이 나오고 있다.

사나는 지난 4월 30일 트와이스 공식 계정에 “헤이세이 시대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헤이세이가 끝난다는 것은 어쩐지 쓸쓸하지만 헤이세이 수고 많았습니다. 레이와라는 새로운 출발을 향해서, 헤이세이의 마지막인 오늘은 말끔한 하루로 만들어요”라는 글을 일본어로 게재했다.

이를 놓고 한일 역사관계에서 볼 때 경솔했다는 의견과 ,한국 걸그룹이지만 일본인으로서 자연스러운 행동이라는 대조적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TWICE 팬 커뮤니티 TWICE 갤러리에는 5월 1일 ‘입장촉구 성명문’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 입장 촉구 성명문은 TWICE 갤러리를 대표하는 입장이 아니고, 팬인지 안티팬인지 알지도 못하는 글이라는 의견들도 있다.

이 글은 “특히 올해 3.1 운동 100주년을 맞아 수많은 연예인들이 이를 기념하는 뜻을 표했지만 트와이스의 경우 아무런 언급이 없었는데, 일왕 퇴위에 대한 글은 게재했다는 점에서 심히 유감을 표시하고 싶습니다”라고 돼있다.

이어 “아무리 트와이스가 다국적 멤버라고는 하나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만큼, 멤버 한 사람의 역사 인식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면서 “트와이스 갤러리 일동은 트와이스가 앞으로도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함으로, 이전 논란에 대한 소속사 JYP 엔터테인먼트 측의 분명한 입장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트와이스의 사나가 일본인으로서의 아키히토 일왕이 재임중 사용한 연호인 헤이세이 시대의 마감에 대한 소회를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사나는 한국이 활동 기반인 한국 아이돌 그룹의 한 멤버로서, 특히 논리로만 판단할 수 없는 미묘한 한일관계속에서 이런 글을 개인 SNS도 아닌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은 논란을 불러올 여지를 제공한다.

특히 지난해 11월 트와이스 다현의 ‘위안부 티셔츠’가 트와이스 공식 SNS가 아닌 마리몬드에 의해 공개됐을 때도 일본 우익인사들의 집중적 공격을 받은 바 있다.

때문에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그룹 멤버들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우리 역사(독립운동과 광복 등)를 얘기할 때도 일본을 의식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했다. 피해국이 가해국을 의식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 뿐만 아니라 일본도 그런 점에서는 조심해야 한다. 

물론 아키히도 일왕이 일본의 우경화를 누그러뜨리는 데 일조한 인물임은 알고 있지만, 정치와 관련없는 가수는 이 글은 논란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방송을 타는 한국 아이돌 그룹은 트와이스와 아이즈원밖에 없다. 방송 자막을 보면, 트와이스 앞에는 ‘한일 걸그룹’이 아닌 ‘아시아 걸그룹’이라는 단어가 붙어있다. 그 정도로 민감하다. 일본 방송에서는 트와이스를 ‘한국과 대만인이 포함된 걸그룹’으로 소개한다.

사나의 글은 일본인으로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K팝 그룹 멤버로는 민감함을 감안하지 못한 경솔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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