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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예쁘다지만…황혼 육아하는 부모님에게 ‘휴식’ 선물
라이프| 2019-05-06 07:54
황혼 육아를 하는 조부모는 각종 질환의 위험이 높아 휴일이라면 휴식을 통해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필요하다.

-손주 육아 맡는 조부모 많아
-관절염, 우울증 등 겪기 쉬워
-휴식 시간 드려 스트레스 풀 수 있게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홍보회사 팀장을 맡고 있는 조모(38)씨는 친정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직장도 멀고 늦게 끝나는 일이 많은 조씨는 친정 어머니가 없다면 4살 딸의 육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매번 미안한 마음이지만 일도 포기하기 싫어 어쩔 수 없이 어머니에게 기대고 있다. 그런데 최근 어머니가 손목이 많이 아프다며 병원을 다니고 있다. 아이를 자꾸 업어주고 안아주고 하다보니 생긴 증상인 것 같다. 조씨는 이번 연휴에 어디에 놀러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어머니에게 휴가를 드리기로 마음 먹고 온천 여행을 보내드리려고 한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면서 손주를 돌보는 황혼 육아가 늘고 있다. 예쁜 손주는 삶의 활력이 되기도 하지만 육아는 결코 쉽지 않은 육체 노동과 감정 노동이 뒤따른다. 특히 육아를 전담하는 조부모는 각종 질환을 겪을 위험이 높아 자식은 부모의 상태를 잘 살펴야 한다. 특히 주말이나 휴일이라면 육아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휴식을 드리는 배려가 필요하다.

황혼육아를 하는 조부모에게서는 흔히 관절염, 요통과 같은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체중이 4~10㎏에 이르는 아기를 수시로 안아주고 들어올리고 씻기는 과정에서 이미 노화가 진행되는 몸에 무리한 하중이 가해지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질환이 늘어나기도 하고 원래 갖고 있던 만성질환(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

또한 영아를 돌보는 경우 아이가 수시로 밤에 깰 경우 밤에 자주 일어나게 되고 수면에 방해를 받게 된다. 이은주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이는 노인들에게 흔히 있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를 더 악화시켜 늘 수면이 부족하고 깊이 자지 못하게 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고혈압이나 심장질환이 악화될 수 있고 우울증, 식욕저하, 무기력함일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오랜 시간동안 아이와 함께 지내다보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회활동이 제한되게 된다. 이는 고립감, 외로움, 소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주부들과 비슷한 현상인데 노인들의 문제는 한층 복잡하다”며 “노인들은 쉽게 우울증에 걸릴 수 있는데다 신체적으로도 더 힘들다. 게다가 육아를 위해 자식과 함께 생활하면서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육아비용이나 용돈 등 경제적인 문제도 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황혼육아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깊은 이해와 배려가 필요하다. 자식들은 주말이라도 부모가 육아에서 벗어나 적절히 스트레스를 해소할만한 여유를 갖도록 해야 한다. 이 교수는 “부모들은 육아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건강 관리에 소홀해서는 안 된다”며 “육아로 인해 건강이 나빠지는 일을 미리 방지해야 자신도 건강하고 아이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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