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뉴LG’는 소통 중
뉴스종합| 2019-05-10 11:16
마곡 ‘열린세미나’ 1년새 50여회
임원세미나도 월례 LG포럼 전환
다음주 사업보고회도 격식 파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세미나실. 분기별 임원세미나가 월례포럼으로 바뀐 후 세번째 열린 ‘LG포럼’에서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전문기업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박지웅 대표와 LG그룹 임원간 토론이 1시간 넘게 이어졌다. 이들은 컴퍼니 빌더형 기업으로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업기회 발굴, 인재 육성 등에 대해 격의없는 대화를 나눴다.

열흘 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비전홀. “혁신이 중요한 고객을 어떻게 더 만들 수 있을까요?” 미국 MIT 경영대학 마이클 쉬라지 교수가 화두를 던지자 ‘열린세미나’에 참석한 LG그룹 8개 계열사 연구원 200여명 사이에서 다양한 의견이 쇄도했다.

LG그룹이 전방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최고경영진에서 연구원까지 ‘교류의 장’을 넓혀가며 격의없는 소통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오는 13일부터 한 달 간 열리는 그룹 경영전략회의 ‘사업보고회’에서도 격식을 파괴한 경영진의 토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1만7000여 연구원 대상 ‘열린세미나’는 호응이 뜨거웠다. 해외 첫 초청연사인 마이클 쉬라즈 교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열쇠’라는 강연이 열린다는 소식에 접수가 1시간 만에 마감됐다.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날 세미나에서 경영학계 그루(스승) 쉬라지 교수가 “디지털 혁신에 있어서 IT기업이 신기술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신기술을 어떻게 수용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자 참석 연구원들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열린세미나’는 작년 4월 LG사이언스파크가 문을 연 이후 이곳에 입주한 계열사 연구원들이 상호 공유를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며 집단 지성을 키우기 위해 마련됐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등 8개 계열사 연구원들이 융복합적 관점에서 고객 인사이트를 발굴하고 4차 산업혁명 정보를 공유하는 발판인 셈이다.

지난 1년간 열린세미나는 50여 차례 개최됐고, 1만명이 넘는 연구원이 참여했다. 통상 1달에 3번꼴로, 평균 300여명의 연구원들이 참여한다.

박만수 LG사이언스파크 오픈이노베이션 실장은 “열린세미나를 통해 LG사이언스파크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고 계열사간 역량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MIT 등 글로벌 석학들을 초청해 엔지니어들의 고민의 폭을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뉴LG’를 이끄는 핵심 경영진의 소통은 더욱 활발하다. 올해 탈(脫)권위와 실용ㆍ개방을 내세운 구광모 대표 체제의 ‘원년’을 맞으면서 격식 파괴의 만남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새해인사모임’에서는 임직원들이 비즈니스 캐주얼 차림으로 자유롭게 인사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한국(2월)과 미국(4월)에서 매년 한차례씩 개최되는 우수 R&D 석·박사 인재 확보를 위한 ‘LG 테크 컨퍼런스‘도 격식은 배제하고 자유롭고 활기찬 분위기로 진행됐다.

구 회장은 국내에서 열린 LG 테크 컨퍼런스에 참석해 대학원생들의 전공 분야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일일이 40여 테이블을 돌면서 기념촬영에 응하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였다.

관심은 다음주 초 열리는 ‘사업보고회’에 쏠린다.

상ㆍ하반기 두차례 열리는 사업보고회는 (주)LG와 계열사 핵심경영진이 참석하는 그룹 경영전략회의다.

작년 하반기부터 기존 실적점검ㆍ사업계획 발표에서 핵심 화두만 제시하고 경영진의 토론 방식으로 바뀐 파격 행보가 이번엔 어떻게 강화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 체제가 갖춰지면서 올해 소탈하고 실용을 강조하는 ‘젊은 대표’로서의 색깔이 더 짙어지고 있다”며 “특히 LG포럼과 열린세미나의 횟수와 규모를 확대한 것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수평적 소통을 강화해 다소 보수적이었던 LG기업문화에 새바람을 불어넣는 일련의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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